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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고인 물, 이제 물꼬 트이나
  • 김아람 기자
  • 승인 2005.05.09 00:00
  • 호수 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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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15대 의료원 노동조합(아래 의료원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새로운 의료원노조 개혁을 위한 모임’ 대표인 조민근 후보가 당선됐다.

전체 유권자 3천31명 중 2천5백20명이 참여해 약 83.1%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조후보는 약 58.8%인 1천4백81명의 지지를 얻어 현 위원장인 김용순 후보를 약 4백표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이로써 약 13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됐던 의료원노조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용무 전 위원장의 불신임으로 인해 치러진 지난 2003년 보궐선거를 통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식당의 파행적 운영 ▲집행부 임원과 대의원의 겸직으로 인해 집행과 의결이 중복되는 문제 ▲회계 관리 부실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이 문제가 일부 중앙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의료원이 노동조합에게 양도한 식당의 명의가 불법한 절차를 통해 개인 명의로 됐고, 노조 임원들이 약 30억원 대의 수익금을 횡령해 결국 노조가 7억의 빚을 떠안게 됐다. 집행부가 이렇듯 부정적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의료원노조 위원장 선거가 대의원들만 참여하는 간선제 형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간선제 형식은 “7~80여 명의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만 확보하면 연임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인 물을 썩게 만들었다”라는 조 당선자의 말과 같이 의료원노조의 생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민주적인 의료원노조를 만들기 위해 조 당선자는 ‘노동조합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노동조합 민주화 추진위원회’, ‘직선제 추진 위원회’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03년 8월 대의원회의에서 직선제 형태의 위원장 선거방식이 채택됐고,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적용돼 모든 노동조합원(아래 노조원)들이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당선된 조 당선자는 “지금까지 제기됐던 의료원노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자신을 지지해준 노조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조 당선자의 정책을 보면 크게 노조 개혁과 복지개선의 두 개 영역으로 나뉜다. 노조개혁 과제에는 ▲집행부와 대의원 겸직 금지 ▲외부 회계 관리를 통한 재정 투명화, 복지개선 문제로는 ▲본교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 및 복지 수준 확보 ▲새병원 복지시설 문제 등이 있다.

현재 41대 대의원 71명 중에서 의료원노조 집행부 임원을 맡고 있는 사람은 12명이다. 정부로 치면 행정부 관료와 국회의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조 당선자는 “자신이 한 사업을 자신이 심판해 의결하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수 없다”며 “집행과 의결을 분리할 수 있도록 취임 직후 겸직을 금하는 규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 관리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회계감사는 집행부에 3명의 감사를 두어 관리했으나 내부 감사의 한계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집행부는 종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회계사의 감사를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현재 집행부의 회계 상태는 매출누락 등으로 문제가 많다”는 김경률 회계사는 “외부감사를 한다면 이러한 부분은 개선될 것”이라 밝혔다. 의료원노조에게는 노조원들의 복지개선을 위한 활동 역시 요구된다.

조 당선자가 우선적으로 내세운 것은 ‘동일임금·복지’다. 이는 의료원 직원들에게 본교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다. 현재 의료원 직원들의 상황에 대해 김경호 특별조사위원장은 “의료원 직원들의 복지 수준은 대략 본교 직원들의 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희망퇴직 시 본교 직원은 봉급월액의 24개월치를 받을 수 있으나 의료원 직원은 본봉에 위험수당·직무수당·근속수당만이 포함된 통상임금의 12개월분만을 받도록 돼있다.

또한 자녀의 대학학비 지원시 본교 직원은 학기당 160만원을 자녀의 학점에 상관없이 지급받으나 의료원 직원은 자녀의 학점이 2.0 이상이어야 학기당 8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지난 1991년 의료원노조가 본교노조에서 분리되면서 부터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당선자는 “분리된 이후 본교노조는 사학연금 제도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전적인 복지 정책을 마련한 데 반해 의료원노조는 단체협상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이렇게 큰 차이가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원노조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최초의 직선제를 통해 다수의 목소리로 선출된 새 집행부가 굳건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의료원노조를 개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아람 기자  rammy117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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