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1858 ~ 1932)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자 세브란스병원의 모태인 광혜원을 창시한 호레이스 뉴튼 알렌 선교사는 1884년 가을 한국에 파견된 미국 최초의 의료선교사로 조선 땅을 밟았다.

미국공사관의 부속의사로 조선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알렌 선교사는 1884년 12월 그의 의료선교사업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한 갑신정변을 맞이하게 된다. 알렌 선교사는 당시 빈사상태에 빠진 민비의 조카이자 수구파의 거물인 민영익을 3개월 동안 정성스럽게 치료해 완치시켰다. 이 일로 그는 고종의 신임을 얻어 의료선교사업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세간에는 “상처 입은 사람을 고치기 위해 하늘이 보낸 특별한 사람”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왕의 시의(侍醫)로 임명된 알렌 선교사는 1885년 1월 의료선교를 위한 국립병원 설립안을 조정에 제출했다. 알렌 선교사가 제안한 국립병원은 근대적인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던 일반 백성들을 위한 것이었다. 같은 해 봄 드디어 조정에서는 알렌의 병원 설립 계획안을 승인했고, 병원 건물로는 갑신정변 와중에 타살된 홍영식의 집을 수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알렌은 이후 외교관으로 활동하기 전까지 광혜원에서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1만여명의 조선인 환자를 치료했다. 개원 1년 후에는 병원부속 의학부인 왕립조선의학교를 신설해 오늘날 우리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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