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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소용돌이, 그 처음부터 끝까지비정규직보호입법안 논쟁과정
  • 정진환 기자
  • 승인 2005.05.02 00:00
  • 호수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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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중에 크면 비정규직이 되나요?’

지난 2004년 노동부가 발표한 ‘비정규직보호입법안’(아래 정부안)은 ‘내 자식도 나중에 커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양산시켰다. 이에 노동계는 정부안에 강력히 반발해왔고 지난 4월 30일 극적으로 최종합의안을 도출해낼 때까지 지지부진한 논의과정이 계속돼왔다.

지난 2003년 8월 통계청 부가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금 근로자의 32.6%인 약 4백61만명이 비정규직 근로자다. 이러한 비정규직과 관련해서 근로조건·복지 등의 차별과 함께 사용자의 위법 행위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같은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은 정규직의 61.3%에 불과하며 5.8%만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안은 애초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구상됐으며 ▲기간제 근로자 기간 연장 ▲파견업종확대 ▲파견기간연장 등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에 대해 ‘보호안’이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확산시키는 ‘개악안’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파견업종과 기간제 근로자 기간의 확대는 결국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번 정부안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질병, 출산, 휴가 등으로 결원이 생기는 자리내에서만 비정규직 채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노동부 비정규직대책과 장화익 과장은 “정부안은 범세계적 추세인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개선해낼 수 있다”며 노동계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정부안은 지난 4월 5일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 이후 국회차원에서 지지부진한 실무논의를 거쳐야만 했다. 노동계의 격렬한 반대뿐만 아니라 경영계 또한 차별금지조항이 노동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과정을 더욱 교착시킨 것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와 노동부의 힘겨루기였다. 지난 4월 15일 인권위 조영황 위원장이 정부안을 비판하며 ▲사유제 도입 ▲동일 노동 명문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을 내놓자 노동부 김대환 장관이 “비전문가의 월권행위”, “잘 모르니 용감해진다” 등의 ‘막말’을 한 것이 그 화근이었다.

이러한 인권위의 의견표명은 강제성이 없지만 실무 논의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노사정 협상은 무려 10차례 협상을 거치며 난항을 겪어왔다. 노동계측은 인권위 의견의 전면수용을 요구한 데 반해 경영계와 정부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 4월 30일 노사정 실무대표진이 극적으로 최종절충안을 도출해내며 2일(월)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사정간의 해묵은 불신과 갈등 때문에 합의안이 과연 노사정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결국 기업경쟁력과 노동유연성을 목표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노동자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충돌이다. 인권위 육성철 공보담당관은 “복지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양산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부안은 재고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최종절충안 타결은 반가운 소식이다. 합의안 발표 후에도 노사정이 집단이기주의에 바탕한 극단적 대립을 지양하고 생산적 협상을 도출해내기를 희망한다.

정진환 기자  anelk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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