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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사학, 학교를 등지다재단비리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다
  • 강동철 기자
  • 승인 2005.05.02 00:00
  • 호수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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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사학종합선물세트’. 장학금·조교인건비·입시수당의 횡령으로 55억원 착복, 학교 법인의 기본 재산을 처분하면서 허가 조건 불이행으로 약 51억원 착복 등으로 재단의 비리가 만천하에 공개된 세종대학교의 별명이다. 전문대학의 90%, 4년제 대학의 85%정도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 실태는 우리나라의 사학이 과연 건전한 운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부패사학, 비리의 실태는?

세종대 구성원들은 현 재단 이사회의 사퇴와 관선 이사의 파견, 이사회 안건공개 등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에는 동국대 교수회측에서도 동국대 재단의 이사회 안건과 전입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외에도 여러 사학들에서 재단비리를 밝히고 시정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학재단의 비리는 크게 재단 전입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착복·횡령하는 형태와 재단의 재산을 늘리거나 처분할 때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아 탈세를 하는 형태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이러한 형태의 비리들은 필연적으로 학교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지난 2004년 재단비리로 이사장 퇴임 사태를 맞이한 단국대의 경우를 보면, 학교 재단이 약 5백억원이라는 거액을 사적으로 착복한 탓에 학교 캠퍼스 운영이 어려워졌고 결국 서울 캠퍼스를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논의까지 일었다. 여타 사립학교들의 모습을 봐도 학교 운영에 사용돼야 할 재단 전입금이 재단 임의로 개인 수익사업에 사용돼 애꿎은 학내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미비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어떠해야 하는가?

재단비리는 재단이 학교를 개인의 수익사업체로 보는 관점 때문에 발생한다. 재단 이사회의 대다수가 친인척으로 구성돼 재단의 폐쇄성이 높아지는 것도 비리와 착복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전국학생위원회(아래 민노당 전국학위) 조성주 교육국장은 “현행 사립학교법이 재단비리에 대한 실질적인 예방책과 처벌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사립학교법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현행 사립학교법은 비리가 적발된다고 해도 2주일 안에 시정하는 경우, 재단측에는 아무런 처벌을 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정이라는 말은 상황에 따라서 자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없지 않다. 또한 행여 처벌을 한다고 해도 2년 후 다시 복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서 재단비리와 관련해 가장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는 ▲재단 이사회의 친인척 구성 비율 제한 ▲재단 이사회 운영회의에서 속기록 작성의 의무화 및 공개의 원칙화 ▲교내 학생회 및 교수협의회의 법제화가 꼽힌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역시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최의원은 “비리가 일어날 수 없도록 사전에 감시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최의원은 일단 학내 구성원들의 자치기구를 법제화시켜 재단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의원은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 혹은 대학평의회에서 추천하는 인사가 이사로 추대되는 개방형이사제의 도입이 필수불가결”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같은 제도는 밀실행정으로 이뤄지고 있는 재단 이사회 행정의 공개와 감시·견제 역할을 하면서 사학 비리를 막고 재정 운영을 투명케 하는 최소한의 민주적 장치로 요구되는 것이다.

비리, 부패. 학생들도 나서야

사학법인은 현행법상 비영리재단법인으로서 공익 수행을 위한 단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재단에 귀속된 재산은 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없으며, 나아가 학교 운영을 위한 범위를 넘어서는 이윤추구를 위한 사업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상식으로 납득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학법인의 재단 이사회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재단 전입금을 사용하는 것이 암암리에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학 재단비리는 비단 교수나 학생회 차원의 투쟁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 학생 전반의 인식 환기가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학교 운영은 단지 재단 이사회만이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라 학내 구성원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민노당 전국학위의 주도로 열린 ‘부패사`학박람회’는 간단한 도표와 그림, 만화로서 부패사학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면서 학생들의 공감대 형성과 인식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 이 행사는 부패사학의 실태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법의 개정에 관해서도 설명하면서 건전한 재단과 비리가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어떠한 부분이 개정돼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홍보해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사학의 재단비리를 예방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고, 더불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교 내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사학 재단비리와 관련된 문제들은 해결의 단초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강동철 기자  fusionsk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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