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우리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화요일 채플을 주관하고 생활관 사목실장을 맡고 있는 임걸 목사님을 만나보았다. 햇살처럼 따뜻한 미소와 털털한 웃음으로 우릴 대하셨던 임 목사님을 통해 목사님의 학생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Q1 우리 학교는 2004년부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꽃동네에서 직접 봉사활동을 하는 체험채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추진하신 분이 임걸 교수님이라고 들었는데요. 체험채플을 통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추진하기 4-5년 전부터 학교나 교목실 측에서 생각하고 있던 바였습니다. 명문대학이 무엇입니까. 저는 명문대학이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졸업생을 보다 많이 배출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생이 되는 첫걸음에서 체험체플을 통해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Q2. 어떠한 연유로 추진하게 되셨나요? 특별히 꽃동네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학교가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지어졌는데도 사회적인 봉사 마인드가 자리잡혀 있지 않아 아쉽게 생각하던 차에 생활관 학생들과 봉사체험으로 꽃동네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꽃동네를 운영하시는 오웅진 신부님을 뵙게 되었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봉사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죠. 이를 계기로 학교차원에서 체험채플을 실시하도록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꽃동네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봉사시설에 비해 교육시설과 선생님들, 그리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수녀님들에 이르기까지 짜임새있게 잘 갖추어져 있어요. 우리학교의 성공적인 체험채플을 위해서 채플실시 1년 전부터 매일 기도하시고, 꼼꼼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하십니다. 다들 열정이 대단하셔서 더 믿음이 갔죠.

Q3. 체험채플을 추진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수업을 빠지면서 체험채플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진도상의 문제가 생겨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교수님들과의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었죠. 수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을 택해서 채플활동을 하긴 하지만, 3일간의 일정에 한 학년 전체가 움직이다보니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힘들었어요. 이 기회를 통해 협조해 주신 교수님들과 여러 관련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Q4. 교수님께서는 생활관 사목을 맡고 계시면서 생활관 행사의 일환으로 원주밥상공동체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밥상공동체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원주밥상공동체는 생활이 어려운 원주 지역민을 돕는 단체입니다. 허기복 목사님께서 IMF이후부터 운영하시고 계시는 기독교 사회봉사단체죠. 어려운 분들께 식사도 제공 해드리고, 일거리 제공도 하고, 겨울엔 연탄도 직접 날라 드립니다. 봉사자들이 직접 고물상을 정리하고 폐지를 수거해서 비용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Q5.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난 겨울에 연탄을 배달할 때 정법대 교수님들과 학장님까지 참여하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하면서 우리 학교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게 되었지요. 이 전까지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원주에서 외딴 섬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지역과의 교류도 없었고 사람들도 ‘서울에서 내려온 명문대’라는 이미지 때문에 섣불리 다가오려고 하지도 않았죠. 하지만 좋은 활동도 많이 하고, 특히 이런 밥상공동체 같은 활동을 할 때면 연세대 자체의 이미지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뀌었죠. 꽃동네에서도 우리학교가 전국의 모든 학교 통틀어서 가장 봉사도 열심히 하고 모범적이라고 칭찬이 자자해요. ^^

 Q6 채플 강연 섭외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직접 하시나요? 또 강연자 섭외의 기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채플 섭외는 ‘목숨을 걸고’ 직접합니다. 3000여명의 학생들의 한시간을 제가 책임지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채플을 듣는 학생 중 70%가 비기독교인이예요. 채플에 참석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섭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섭외 기준은 우선 성실한 신앙인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 정신이 학생들에게 미칠 수 없기 때문이죠. 또한 특정 교파가 아닌 다양한 교파의 사람들을 접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강연자 전체의 성비도 고려하고, 직업별 다양성도 살피고 있고요. 한 달에 한 두 번은 문화적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죠. 초청자를 학생들로부터 요청 받지만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으니 거기에 맞추어 섭외를 해야겠죠.

 Q7. 채플시간에 자거나, 떠들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그런 모습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저는 학생들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채플시간에 먹거나, 다른 책을 펴지 말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채플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종교적인 대단한 무엇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예요. 수준 높은 관객 문화를 배우도록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문화인으로서, 지성인으로서의 에티켓 말입니다.

Q8.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연세대학교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정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또한 저는 우리 학생들을 하나님처럼 사랑합니다.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또 우리 학교를 세계적인 명문으로 만들기 위해서, 봉사하는 명문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죽을 각오를 하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정소진, 박슬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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