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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통제 속에서 이뤄지는 대학교육-북한대학
  • 손령 기자
  • 승인 2005.04.11 00:00
  • 호수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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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모양이 왜 그랗게 생겼습네까?” 지난 2004년 3월에 열렸던 ‘금강산 통일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 북한 대학생이 남한의 대학생을 보고 한 말이다. 똑같은 생김새를 하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남한과는 다른 정치체제와 사회적 환경에서 생활하는 북한 대학생. 국가에서 담당하는 북한의 대학 교육은 우리와 다른 그들의 사고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북한의 교육 과정은 크게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로 나뉜다. 대부분의 국민은 유치원 높은 반 1년,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까지의 ‘전반적 11년제 의무교육’을 거친다. 중학교 졸업생들의 진로에 대해 통일교육원 고성호 교수는 “중학교 6년을 마치고 바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10%정도에 불과한데 이를 ‘직통생’이라 부르고, 나머지 70%의 학생은 군 입대, 20%의 학생은 취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입시철 때 쯤이면 각 중학교에서는 대학에 보낼 수 있는 학생 수를 배당받는데 각 도·시·군에 있는 대학추천위원회의 엄격한 추천과정을 거치고 수학·물리·화학·외국어·김일성 혁명역사 등 5과목에 걸친 ‘국가판정시험’을 통해 비로소 학생들은 ‘대학입학자격고사’를 치를 자격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출신성분과 학과성적은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데 크게 작용한다. 특히 대학별로 배정된 인원을 두고 당과 중학교간에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고교수는 “학생지도 목적상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대학에 보내려는 중학교와 확실한 출신성분의 학생을 선발하려는 당과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출신성분이 나쁘면 이공계와 같은 기술에 관련된 학과로 보내지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대학으로 배정된다고 한다. 학생들은 어렵게 대학을 배정 받는다고 해도 또 다시 각 대학에서 시험을 치러 입학여부를 확정짓게 된다.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학생 외에도, 취업 후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추천을 받은 직장인, 모범적인 군 생활로 추천을 받은 군인들 역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이렇듯 북한에서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절차나 자격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학생이라는 신분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북한에서는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이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직도 최고의 신랑감으로 대우 받는다”는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대학교에 편입학한 정남씨(법학·00)의 말처럼 북한의 대학생은 사회의 엘리트 대우를 받는다.

북한의 대학은 우리나라 대학의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엄격한 통제하에 운영된다. 수업 시간이 정해져 있고 학과 교육 뿐 아니라 생활면에 있어서도 많은 규제가 있는데 북한 대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남한의 고등학교처럼 정해진 시간표와 짜여진 일정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학교나 지역사회 공공건물 공사장이나 인근 농가에서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일과가 없어도 도시락 두 개를 싸가지고 다니면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는데 이 역시 단체생활의 일부로 여겨진다.

우리와는 달리 북한 대학생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복장검사에도 불구하고 옷을 줄여 입는 등의 교복 변형이 유행한다. 그러나 교복을 입은 채로 연애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연애를 하다 학생 지도자 격인 청년동맹에 적발되면 한 학기에 한 번 있는 총회 무대에 올려져 공부는 하지 않고 연애질만 한다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는 정씨의 말처럼 남한과 달리 북한사회는 대학생의 연애에 어느 정도 제재를 가한다. 그러나 혼기가 가까워져가는 성인 남녀가 함께 있는 대학에서 많은 학생들이 몰래 이성교제를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고교수는 “물론 남한의 대학가처럼 커피숍이나 영화관 같은 장소는 없지만, 대동강가 등의 장소에서 몰래 하는 데이트는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재미난 사실은 북한 대학에서도 남한의 연고전 같은 문화가 있다는 것. 지난 2004년 11월부터 시작된 김일성 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간의 체육유희오락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배구와 농구 외에 장기, 윷놀이, 줄다리기 등을 하며 앞으로 이 경기가 정례화 된다고 하는데, 북한의 주요 대학 간 경기라는 점, 양 학교 학생들의 열띤 집단 응원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연고전과 매우 비슷한 행사다.

오는 2006년 평양에는 남북이 함께하는 과학기술대학교가 개교한다. 이에 따라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울대, 고려대 등의 교수들은 북한의 엘리트들을 교육시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통일을 대비한 각종 민간 교류와 더불어 교육 분야에서도 학술교류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손령 기자  son4ev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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