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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력 양성소- 인도대학
  • 김아람 기자
  • 승인 2005.04.11 00:00
  • 호수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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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IT(Information Technology)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세계 소프트웨어의 공장’ 인도. 여기에는 첨단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해온 대학의 역할이 컸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는 1800년대 초반 비서구 국가 중에서 최초로 근대적 대학제도를 수용했다. 특히 IT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초 과학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 배경에는 대학 체계의 전문성과 사회적인 이공계 선호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인도의 대학 제도

인도의 학부대학은 일반적으로 3년제다. 하지만 공과대의 경우 심도 있는 학습을 위해 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도전문 교육컨설팅회사 인도유학닷컴 김태균 실장은 “공과대 학생의 경우 이론적인 과학 지식의 습득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 활동을 필요로 해 학습 기간이 길다”며 인도의 전문적인 IT 인력 양성 중시 경향을 설명했다.

대학의 체계는 교육 방식에 따라 연합대학, 일반대학, 전문대학으로 나뉜다. 연합대학(General University)은 여러 개의 단과대학(College)과 대학원을 총괄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델리 대학(Delhi University)은 델리, 캘커타를 비롯해 각지에 있는 50여개의 단과대학을 관리하고 있는데, 각 단과대학들의 학생 선발에서부터 학생 관리, 수업 개설 등의 업무는 델리 대학의 주관 하에 이뤄진다. 일반대학은 한국의 보편적인 대학 개념과 비슷한 것으로, 학부 과정을 비롯해 석·박사 과정이 모두 갖춰진 형태다. 이와는 별개로 한 분야만을 특화시켜 교육하는 전문대학이 있다.

이들의 교육 방침은 원론적인 수업 중심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실장은 “인도의 전문대학은 큰 흐름 아래 특수화된 전공을 살려 종합대학보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라고 했다. 대표적으로는 패션 분야의 NIFT(National Institute of Fashion Technology), 경영 분야의 IIM(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공학 분야의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가 있다.

인도의 이공계 선호현상

“인도 학생들은 공대, 경영대, 의대 순으로 진학을 원하는 편”이라는 한국외대 인도어과 김찬완 교수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인도에서는 이공계열을 선호한다. 이러한 사회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엔지니어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좋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실장은 “1인당 국민 수입이 500달러밖에 되지 않는 국가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 종사자의 연봉은 초봉만 600달러이고 많게는 1~10만달러를 받기도 한다”며 수입 측면에서의 이공계 선호현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이공계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990년부터는 경제자유화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컴퓨터 관련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현재의 IT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 다국적 정보통신 기업 등으로의 인력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 역시 이공계 선호현상을 부추긴다. 실제로 인텔 직원의 17%, 마이크로 소프트 직원의 20%, IBM 직원의 28%, 미 항공우주국(NASA) 직원의 32%가 인도인이다. 이러한 회사들이 인도의 IT 인력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김 실장은 “인도의 IT 인재들은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IT 인력이 영어를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영어가 인도에서 공용어로 사용되는 동시에 IIT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과대학에서 전체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 인재 양성소 IIT

인도의 이공계열 대학 중에서 특히 IIT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다. 지난 2004년 12월 더 타임스의 대학평가팀이 88개국 1300여개 대학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학 및 IT 분야 100대 대학을 선정했는데, IIT는 일본의 도쿄대(7위), 중국의 베이징대(10위)보다 높은 4위를 차지해 아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IIT는 까라그뿌르, 봄베이, 마드라스, 깐뿌르, 델리, 구와하티, 루르키 등 전국에 7개의 캠퍼스로 나누어 위치해 각각 특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 양성이 이뤄진다.

IIT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으로 성장한 것은 철저한 학생 관리와 적절한 교육 환경 조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IIT의 수업 평가 방식은 혹독할 정도다. 김 교수는 “IIT의 수업은 반의 1, 2등만 A, B학점을 받고 나머지는 C 이하의 학점을 받을 만큼 평가 방식이 철저하며, 졸업 이수학점은 한국보다 50학점 정도가 많은 1백90학점이나 돼 학생들이 공부 이외의 것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IIT는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 1인의 교수가 담당하는 학생은 8명으로, MIT의 11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또한 매킨지그룹, GE, 쿠퍼스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IIT 학생들의 채용을 조건으로 해외연수나 연구 활동을 지원한다. 그리하여 기업은 우수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미리 채용할 수 있고, 학교는 지식뿐만 아니라 현장 경험까지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최근 언론에서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실과 대비해 인도의 IT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인도를 과대포장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인도는 IT 산업이 주목받기 전부터 IT 인력 양성에 힘쓰는 등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왔기 때문에 이를 거품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에도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콜센터를 설치해 인도에서 많은 비즈니스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인도로부터 적극적인 이공계 지원 정책을 펼쳤던 점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도 핸드폰, 인터넷 구축 IT 분야에서는 선두주자이지만 소프트웨어 산업만큼은 취약하다.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첨단 기술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 대학이 전문적 체계를 통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양성해냈기에 가능했다. 보다 포괄적인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인도의 IT 관련 대학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김아람 기자  rammy117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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