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국으로 돌아가신 한 노동자분께서 뒤풀이 때 쓰라며 꾸깃꾸깃한 돈 5만원을 건네주셨어요. 그분에게 그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것인지 알기에 너무 감사했고 지금도 생각하니 가슴이 찌릿하네요”

우리학교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의 연합동아리인 ‘의청’ 촌장 김두리양은 그때의 감동을 이야기하며 더없이 맑은 웃음을 짓는다. (의청에서는 특이하게도 촌장이라는 말을 쓴다.) 의청은 2주에 한번씩 돌아오는 토요일마다 경기도 마석 성생 가구공단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간다. 전문적인 진료를 제외하고는 접수부터 약 짓는 일까지 학생들의 힘으로 이뤄지며 움직임이 힘든 노동자에게는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의학과 간호학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의청‘은 요즘 많은 봉사 동아리들이 갈수록 지원자가 줄어 울상 짓는 것과는 달리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 이런 전공 관련 봉사활동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경험을 통한 직접적인 배움의 기회를 준다. 실제로 의료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김양은 의학 약어나 차트 보는 법을 현장 속에서 확실히 익힐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처음 환자를 접할 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어 실습 수업에도 좀 더 여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양이 꼽는 전공과 관련된 봉사활동의 큰 매력은 배움을 바탕으로 좀 더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양이 의청에 가입하게 된 큰 계기 역시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 경험에서 느꼈던 좀 더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아쉬움이었다고 한다. “말로만 봉사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직접 행동으로 하는 실천이 중요한 것 같다며, 누군가 나의 도움을 기다려주고 있다는 느낌이 행복하다”고 김양은 말한다.

이렇게 요즘 전공관련 동아리나 혹은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이용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봉사 동아리들이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사진관련 전공 학생들은 어려운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기도 하고, 음악관련 동아리 학생들은 노래를 통해 힘든 이웃들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혹시 지금 ‘도우며 살고 싶다’, ‘봉사하고 싶다’라고 말만 하고 있는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그것’, 지금 관심을 가지고 즐기고 있는 바로 ‘그것’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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