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나는 학내 자판기

학내 자판기를 자주 이용하는 학생으로서 몇 가지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쓴다. 먼저 차를 파는 자판기의 고장이다. 친구들과 내 경험에 비춰볼 때 가끔 자판기에 돈만 들어가고 차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율무차나 코코아를 눌렀을 때 맹물이 나온 적도 있다. 이럴 때, 자판기 앞 스티커에는 고장 났을 때 연락하는 전화번호가 적혀있지만, 돈 몇 백원 때문에 전화하기가 머쓱해서 그냥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단순히 돈의 차원이 아니라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자판기가 돈을 먹었을 경우 꼭 전화로 신고해야만 하는지, 어떻게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편 요즘 자주 가던 곳의 자판기를 보니 갑자기 일반 자판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 고급 차 자판기로 바뀌어 있었다. ‘몇 백원 차이 가지고 뭐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맛도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은데 굳이 비싼 것으로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종류가 다양해지고 양이 많아지긴 했지만 이런 다양성과 늘어난 양보다 싼 값에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다. 저렴한 가격에 한잔의 휴식을 제공하는 자판기를 좀 더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선혜 (신방·04)

친일 잔재 청산, 철저해야

일본의 극우 세력의 망동 여파가 대학 사회 내부까지 퍼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내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 대학교 내부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다소 의견차가 있는 듯하다. 물론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주장처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이것이 일시적인 민족주의 감정의 발흥이라면 자제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민노당 학생위원회나 일부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의 주장처럼 광복 60주년의 오늘날 우리는 마땅히 학내의 친일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그것은 시대의 요구이며 역사의 요구이며 정의의 요구이다. 총학과 중운위는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우선 힘을 모아 학내 친일 잔재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조사 내용을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알리고 여론 수렴의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 그리하여 학내 구성원들이 원하는 대로 친일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60년 묵은 체증이지만 조금 더 숨을 고르며 일을 차분하게 진행시켜 나가길 바란다. 다만 일의 진행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고자 하는 일부세력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문지웅 (정외·99)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