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박물관을 찾아서

원주박물관(아래 박물관)의 발굴사업을 통해 그동안 땅속에 꽁꽁 묶여있던 원주의 역사가 하나하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발굴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역사시간 속으로 가는 여행과 같다”고 말하는 지배선 교수(문리대·동양사)는 개관 때부터 현재까지 관장을 맡아 오고 있다. 박물관은 우리대학교 소속 기관인 동시에 원주에서 유일하게 유물 발굴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원주캠 중앙도서관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 박물관은 학생들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으나 원주지역 내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박물관은 지난 2001년 우리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물을 기획 전시하며 지역 문화와 역사 연구에 기여하는 마당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원주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게 됐다. 이렇게 문을 연 박물관은 그 해 바로 발굴작업에 들어가 원주 내에 묻혀있던 역사를 밖으로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발굴의 시작은 원주 지역이었지만 강원 및 충북지역 일대에서도 20여 차례의 발굴작업을 착수해 우리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일을 하고 있다. 지교수는 “발굴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증명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지교수는 “발굴을 원하는 사람들이면 우리대학교 학생이 아니라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데,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원자여야 한다”며 많은 학생들이 발굴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3월 2일 원주 지역에서 처음으로 통일신라 유물이 발견된 후, 이번 학기에는 신라와 고려 유적이 나올 것으로 추측되는 원주시 반곡동과 강원도 평창을 중심으로 발굴 계획을 세워놓았다.

박물관에서는 단지 발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발굴했던 유물들을 정리해 지금까지 자료집 4편과 총서 9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또한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수요교양강좌’를 열어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영상물을 상영하거나 강사들을 초청해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9일부터 시작된 이번 학기 수요교양강좌는 ‘중국’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11주 동안 아침 11시부터 1시간 동안 상영하고 있다.

그러나 개관할 당시와 변함없는 44평의 좁은 면적으로 인해 그동안의 활발한 발굴활동의 결과인 많은 유물들을 전시도 하지 못한 채 박물관 수장고인 기숙사 지하에 방치시키고 있다. 이에 지교수는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우리가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물들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건물신축이나 더 넓은 장소로의 이전을 건의해봤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협소한 공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학교시설인데도 불구하고 박물관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원주와의 지역 연계에 있어서 첨단의료기기와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는 원주박물관. 지속적인 발굴과 더 좋은 박물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홍보와 지원, 그리고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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