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원

우리대학교 백양관 505호. 평범해 보이는 작은 공간이지만 양쪽 벽을 가득 메운 벽화들은 이 곳이 평범한 공간이 아님을 말해준다. 연세인들의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공간, 바로 ‘청년문화원’이다. 초기 청년문화원이 만들어질 당시 청소년 관련 연구를 하는 학자들만이 아니라 ‘달파란’, 이상은, 황보령, ‘어어부밴드’ 등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참여했는데 이상은, 황보령이 손수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바로 이 곳을 둘러싸고 있는 벽화들이다. 선뜻 주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우주선과 별이 그려진 그림에서 청년문화원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 사회 변혁운동의 보루였던 캠퍼스,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세력이었던 학생들의 대학문화가 1990년대부터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는 말로 초대 원장 조한혜정 교수(사회대·문화인류학)는 아쉬움을 나타낸다. “학생들이 어떻게 사회에 다시 개입하고 사회와 관계를 맺어가야 할지를 고심하는 사람들이 이론적 실천을 수행하기 위해 청년문화원을 만들었다”는 조한교수의 말처럼 청년문화원은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실천적 작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청년문화원의 일은 크게 하자센터, 대안교육센터, 그리고 매년 가을에 열리는 Next Generation Forum(아래 NG 포럼)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보급하는 일, 대안학교 교사 양성 등의 일을 하는 대안교육센터. 청소년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영상, 웹, 시민문화 작업장 등을 중심으로 문화작업자를 길러내는 하자센터. 이 두 곳은 모두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있는 청년문화원의 하부기관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NG 포럼 또한 청년문화원의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다. 지난 2004년 11월에 열린 2회 NG 포럼은 ‘블로그 시대의 사이버문화’라는 제목으로 블로그 문화의 가능성과 그 현실을 점검하는 자리를 준비했다. 이 행사의 실무팀으로 활동했던 고영철군(사회·03)은 “행사에 직접 참여하면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또한 기획을 맡은 김정희원씨(문화학협동과정·석사4학기)는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에도 알려졌는데 특히 대만에서 비슷한 행사를 열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29일 타이페이를 방문해 한국의 블로그 현황과 역사에 대해서 발표하고 경험을 알려줬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청년문화원 이충원 조교(문화학협동과정·석사3학기)의 말처럼 청년문화원은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직은 내실을 다지는 시기”라며 “활성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앞으로 더 연구·검토하겠다”고 청년문화원 변세경 상임간사는 말한다. 청소년, 청년들과 제대로된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과의 연결에서부터 직접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기능까지 문화공작소, 청년문화원. 우리대학교 학생들과 호흡하며 점점 발전할 수 있는 청년문화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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