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포기제'에 대한 연세말길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말 그대로 ‘학점에 목숨을 걸고 있다’. 굳이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도서관은 북적거리고 흔히 ‘놀아줘야 한다’는 새내기들도 동아리나 반 활동을 뒤로 하고 학과 공부에만 매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대학교 정보공유게시판(아래 연정공)에는 학점포기제에 관한 의견이 올라와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학점포기제는 재수강보다 좀 더 쉽게 학점을 만회할 수 있는 제도로, 이미 취득한 교과목의 성적을 각 학교에서 정한 학점 이내에서 포기할 수 있다. 우리대학교에서는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많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점포기제. 이에 대한 연세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타학교들처럼 학점 지울 수 있는 제도 만들면 안되나요? F학점 때문에 평량평균 팍팍 깎이고 게다가 그 수업 폐강되면 정말 막막한데…」 (gg/연정공)

「취업을 앞에 두면 온갖 생각이 다 든다. 학점 조금이라도 올리려고 재수강에 바둥거리는 것도 힘들다. 학점을 많이 보는 요즘 현실에서 다른 학교 다하는 학점포기제 우리 학교만 안하면, 우리만 경쟁에서 자빠지라는건가?」 (마지막98/연정공)

학점포기제를 찬성하는 의견을 가진 학생들은 대학별 등급 가중치와 학력 제한 등이 점차적으로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에 학점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학점포기제도’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배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장기적으로 학점 인플레를 불러와서 학업을 위한 학업이 아닌 학점을 위한 학업이 되고… 결국 우리 학교 학생들의 학점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뜨릴 것입니다」 (이거/연정공)

「저도 D-있습니다… 그래도 학교 원망하지 않습니다. 제가 과거 놀았던 탓이지요」 (ㅎㅎ/연정공)

이렇듯 반대하는 학생들은 학점포기제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대 학생들의 학점에 대한 평가가 타대생에 비해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고, 오히려 이 점이 취업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점포기제에 대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지만, 이러한 의견들은 결국은 ‘어떻게 해야 취직에 유리할지’와 연관돼 있었다. 학점이 오로지 취업을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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