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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특기자 모임을 다녀오다문학과 함께하는 청춘
  • 최종혁 기자
  • 승인 2005.03.28 00:00
  • 호수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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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교 80년대 학번인 성석제, 원재길, 기형도. 이들은 대학시절 항상 어울려 다니며 자신들의 문학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곤 했다. 치열함 없이는 좋은 글이 탄생할 수 없기에 학창시절 그들의 어울림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그들이 지금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는지도 모른다. 20년이 지난 지금, 여기에도 그들의 뒤를 잇듯 문학을 매개로 한 모임이 있으니 바로 우리대학교 문학특기자(아래 문특) 모임이다.

문특 모임의 대표적 활동으로는 세미나, 문화활동, 문집발행, 기성 문인과의 대화 등이 있다. 2005년도 문특 대표 손혜연양(국문·04)은 “한 사람의 발제자가 미리 선정된 커리큘럼에 대해 발제문을 써오고 참여 학생들의 토론으로 세미나가 이뤄진다”고 전하며 문특 모임의 세미나 진행 방식과 그 활발한 활동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세미나 시간에 자신들이 직접 쓴 작품에 대해 합평을 가지기도 한다. “자신의 글에 대한 평가나 날카로운 지적에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다”는 정유경양(국문·03)의 말처럼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진지하고도 냉철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4일 문특 모임에서는 권영삼 시인의 동시집으로 세미나를 가졌다. ‘시와 동시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기본적인 논의에서부터 시작해서 성인의 시각에서 보는 동시와, 동시 그 자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갔으며 그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어 하나하나에 대한 의미 부여와 애착은 그들의 섬세함과 창의적발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나 혼자 생각하다가 다른 사람의 색다른 의견을 듣게 되면 다시 한번 더 작품을 보게 되고, 그들의 창의적인 발상에 크게 놀라게 된다”는 김대범군(국문·02)의 말처럼 문특 모임의 세미나는 서로에게 많은 자극이 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좋아해서 많은 글을 써왔던 그들은 어렸을 적 동시를 지어본 경험을 꺼내어 놓았다. 그 속에서는 어른의 흉내를 내려고 한 흔적, 순수했던 아니 어떻게 보면 유치했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며 그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문특 모임의 또 다른 주요행사는 바로 기성 문인과의 만남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김영하, 성석제, 오정희 등의 작가를 만나왔다. 학생들은 문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면서 자신들도 한층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발견했다. 정양은 “글을 쓰다 느껴지는 한계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 방법에 대한 조언을 대선배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문인과의 만남이 장래 글을 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전했다.

문특 모임에서는 매년 문집을 발행한다. 자신의 글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고 긴장되겠지만 그들은 자신의 글을 독자들이 읽어준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또한 정양은 문집에 실린 다른 친구들의 글을 보면서 “나보다 뛰어난 글을 볼 때는 자극을 받기도 하고, 친구들의 작품에 대해서 조언을 하기도 한다”며 서로가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학생들이 많은 열의를 갖고 작품을 쓰지만 문특 모임의 문집에 대한 연세인들의 관심은 많이 부족하다. “작자에게 독자는 늘 중요하다”는 손양의 말처럼 그들의 정성어린 글이 실린 문집이 독자들에게 외면 받는다면 그들이 문집을 발행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이제 그들 차례다. 그들의 어울림 속에서 우리 문단의 밝은 앞날이 엿보인다. 학업과 글쓰기라는 힘든 길을 동시에 걸어가는 만큼 그들의 모임이 더욱 더 활성화돼 연세의 뜰 안에서 세상에 대한 깊은 안목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최종혁 기자  bokusip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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