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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게 말 걸기] 내 몸으로 나를 증명하다생체 인식 연구
  • 최은영 기자
  • 승인 2005.03.21 00:00
  • 호수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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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을 전자화폐 삼아 쇼핑하기, 지문 하나로 모든 문을 출입하기, 몸으로 여권을 대신하기. 비밀번호가 따로 필요없는 걸어다니는 ‘증명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몸이다. ‘생체인식’이란 신체의 일부나 행동 특성을 측정하여 사람을 자동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 현대 사회에 빼놓을 수 없는 과학기술의 하나이다.

얼굴, 지문, 홍채, 망막, 혈관, 귀와 같은 신체 특성뿐만 아니라 걸음걸이, 타자습관, 글씨체와 같은 행동 특성도 생체인식에 사용된다. 우리대학교 생체인식연구센터 연구원인 이상윤 교수(공과대·패턴인식)는 “몸만 있으면 자신임을 증명할 수 있어 편리하고, 변하지 않는 신체정보를 대상으로 삼기에 도난의 여지도 없다”며 생체인식의 장점을 말한다. 현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생체인식기술은 지문 인식이다. 은행의 현금인출기나 현관 출입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지문인식 기술은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 지문의 모양이 확실하지 않고, 지문을 기기에 접촉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은 홍채인식 기술이다. 신원을 확인하는데 가장 정확한 것은 DNA지만, DNA 다음으로 확실한 생체정보가 바로 홍채다. 생체인식연구센터 연구진들은 “홍채는 한번 모양이 형성되면 잘 변하지 않고 지문보다 식별력도 뛰어나 이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홍채인식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두 가지 대표적인 신체정보 외에도 얼굴인식, 손등혈관인식, 서명인식, 망막인식, 음성인식이 생체인식의 유용한 정보로 사용되고 있다.

물리적인 도난이나 변조의 우려가 없는 편리한 신분확인 기능인 생체인식기술이라고는 하지만 생체의 위·변조와 정보 유출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젤라틴을 이용해 지문을 재생성하기도 하고 홍채인식과 같은 경우는 고해상도의 사진을 접촉시키면 진짜 홍채와 같은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과학기술부에서 지정한 우리대학교 생체인식연구센터에서도 이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교수는 “가짜 생체정보를 가려내고 인식률을 높이는 것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재 연구소의 과제를 밝혔다. 한편, 위·변조의 우려와 동시에 생체인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해당 생체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문이 없는 사람도 있고 눈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연구하고 있는 것이 ‘다중생체인식’인데, 하나의 신체적 특징으로만 생체인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체기술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정보유출보안 문제와 생체정보 위변조라는 큰 산이 아직 남아있는 생체인식기술. 내 몸으로 나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가 한창인 생체인식은 기술의 중심에 사람을 둬 과학기술에 또 다른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최은영 기자  transe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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