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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의 추억이 어린 곳, 『미네르바』

▲ 미네르바에서는 '사이폰’이라는 전통 커피 메이커를 알코올램프로 끓여 15가지 종류의 원두커피를 만들어낸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공간 하나 쯤은 가지게 된다. 친구녀석들과 왁자지껄 떠들었던 곳,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아픔에 눈물 흘리며 혼자 가슴아파 하던 곳, 좋은 분들과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던 곳... 하지만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는 도시 신촌에서 당장 10년 후에도 추억 서린 소중한 공간들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런데 이런 신촌에서 1975년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원두커피집이 있다. 바로 "미네르바"이다.

세상은 시간이 흐르고 흐른다지만 이곳 "미네르바" 안에서만큼은 시간의 흐름이 잠시 멈춘 듯 했다. 주인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소소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이곳이 처음 생겼던 '1975년' 그대로라고 한다. 촌스러운 듯 하지만 붉은 촛대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빨간 체크 무늬 테이블 덮개, 빛 바랜 검은 소파, 그리고 고집스럽게 들려오는 정통 클래식 음악까지... 이런 낡음이 주는 편안함은, 너무 많은 새로움을 접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새로운 것이 식상하게 다가오는 요즘의 사람들에게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뿌옇게 김이 서린 격자 창문 옆 구석진 자리에 앉으니, 진한 원두커피 향이 솔솔 난다. ‘사이폰’이라는 전통 커피 메이커를 알코올램프로 끓여 15가지 종류의 원두커피를 만들어내는데, 한 종류를 두 잔 이상 시키면 직접 눈 앞에서 커피가 끓는 것을 볼 수 있다. 보글보글 끓는 커피를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고, 커피의맛도 더욱 깊다.

주인 아저씨는 "대학 시절 이곳을 찾아왔던 젊은이가 아버지가 되어 대학 온 아들과 함께 찾아와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며, 이렇게 손님들은 꾸준히 이곳을 찾고, 변함 없는 이곳에 고마워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문득 과거의 한 때가 그리울 때 꺼내보는 사진첩처럼... 미네르바도 언제나 이곳에서 사람들의 추억을 한가득 머금고 있다. 너무나 소중한 오늘, "미네르바"에서 오랫동안 기억하고픈 추억 하나 쌓아 올려보는 건 어떨까..

메뉴판 각종 커피 3,000~4,000원 선. 리필시 1,000원 추가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

▷위치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하차, 연대 방향으로 쭉 가다가 크리스피 도넛이 있는 골목으로 가면 2층에 미네르바가 있다.

▷문의 02-3147-1327

/ 양민진 기자

연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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