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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받는 다수의 요구에 귀 기울일 때시간강사 처우개선 문제
  • 김아람 기자
  • 승인 2005.03.12 00:00
  • 호수 1511
  • 댓글 0

손령 기자son4ever@yonsei.ac.kr

‘전임교원 699명, 시간강사를 제외한 비전임 교원 675명, 시간강사 1130명’

전체 교원 중 약 45%나 차지할 만큼 교육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는 우리대학교 시간강사. 강의실 안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수님’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그들이지만, 강의실 밖에서의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다.

특히 이번 학기 독문과 김이섭 강사가 별다른 통보 없이 강의를 맡지 못하고, 독문학과장 고영석 교수(문과대·독문학)가 ‘박사학위를 취득한 시간강사 34명이 맡을 수 있는 강좌가 12개밖에 안된다’는 현실을 밝히면서 시간강사 처우에 대한 학내의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시간강사들은 ▲적은 강사료와 방학 중 수입이 없다는 점 ▲현행법상 일용직으로 구분돼 기본적인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교수 사회 내 시간강사 지위의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지속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정치 않고 적은 수입 경제적 어려움 초래

시간강사들이 강의를 함으로써 돌아오는 경제적 수입은 적고 불규칙하다. 지난 2004년 우리대학교 시간강사들이 받은 시간 당 강사료는 4만 4천원이었다. 이에 대해 교무처 유연숙 교무과장은 “우리대학교는 시간강사들의 경제적 지위 상승을 위해 2년 사이 약 50%의 강사료 인상을 해왔으며, 4만 4천원은 전국 다른 대학의 강사료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을 기준으로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 박사학위소지자 비율이 약 34.1%인데 반해 우리대학교 박사학위소지자는 약 68.8%나 된다. 또한 비슷한 학력의 기업체 연구원 등 다른 직업 종사자와 비교할 때 강사료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강사들이 부양가족을 지닌 기혼자라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강의가 없는 방학 중에 수입이 전혀 없어 번역이나 과외 아르바이트 등 다른 직업을 통해 부족한 수입을 보충해야 하는 현실도 문제다. 이는 시간강사들이 강의 및 연구 활동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 이에 대해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임성윤 부위원장(성균관대,서양학)은 “시간강사는 방학 중에도 성적 평가 및 공지, 이의신청 등 강의를 위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방학중 강사료 지급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 대안으로 우리대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3년 계약직 교수’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계약기간 동안 비교적 안정된 대우를 보장해 연구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다. 이로 인해 학기별로 강의를 맡는 시간강사의 경우와는 달리 방학 중에도 임금이 지급되는 등 어느정도 처우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다수 강사들의 처우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계약을 하더라도 일회성에 불과하다”는 전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이남석 정책위원장(고려대, 독문학)의 말과 같이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는 각 대학에서 강사들을 연구소에 소속시켜 일정 수입을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연구소의 자리가 한정됐기 때문에 일부 강사에게만 해당되고, 수입도 넉넉하지 않은 편이라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힘들다”는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의 말과 같이 방학 중 수입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교원인정 못받아 복지혜택 문제돼

시간강사는 법적으로 신분을 보장받지 못해 근로자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조차 가질 수 없다. 헌법 제31조 제6항은 교원의 지위를 법률로 정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에 근거해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에서는 좧학교에 두는 교원은 1항의 규정에 의한 총장 및 학장 외에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전임강사로 구분한다좩고 규정하고 있다. 시간강사는 위 법규정에 따라 법률상 교원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한 채 ‘일용직’으로 구분돼 4대 사회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임부위원장은 “시간강사는 수업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는 만큼 중요한 학내 구성원인데 기본적인 사회보험 혜택조차 받을 수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교는 법적으로 시간강사의 근로상 권리가 인정되기 전까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시간강사를 대학의 정규근로자로 판단해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그들에 대한 산업재해보상 보험료와 임금채권 부담금 등을 각 대학에 부과했다.

이에 우리대학교와 고려대·이화여대 등 학교법인 55곳은 ‘시간강사는 학교 당국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권순일 재판장은 “시간강사가 특정 대학에 전속되지 않는 사정은 근로여건이 열악하다는 측면을 증명할 뿐”이라며 위 학교들에 대해 패소판결을 선고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항소를 제기, 현재 2심이 진행 중으로 시간강사 처우 개선에 대해 학교측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시간강사들의 연구 공간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대학교는 ‘공동연구실’이라고 해 교양강의 시간강사들의 연구공간을 마련하고 있지만 인원수에 비해 공간이 협소한 편이다. 우리대학교 김아무개 강사는 “교양강의를 가르치는 강사의 수는 많은데 교양강의를 가르치는 시간강사의 공동연구실은 종합관 6층에 있는 한 곳이 전부며, 심지어 외부에 따로 전세를 얻어 연구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의지 및 결속력 약화시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로 시간강사의 적극적인 권리 요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이 지적된다. 전국비정규직교수노조 연세대지부는 지난 90년대 중반 저조한 가입률로 활동 능력에 한계가 있어 사라졌고, 현재 시간강사들의 전국적인 노조 가입률 역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임부위원장은 “학교에 한 번 잘못 보이면 전임교원이 되는 길이 막혀버리는 구조 속에서 강사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행동으로 나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얘기했다.

지난 2004년 국정감사 때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시간강사를 교원의 범위에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의 개정을 발의했고,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도 시간강사에 대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는 등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대학이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시간강사를 인정하고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임교수가 맡는 강의의 비율을 높여나갈 예정”이라는 교무처 수업지원부 이보영 부장의 말과 같이 우리대학교는 교원확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업의 질이 낮아지는 원인을 시간강사에게 돌리면서 강의배정에 별다른 대책 없이 시간강사를 배제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는 임부위원장의 말과 같이 대학의 교원확충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시간강사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로 시간강사들이 스스로 처우개선 요구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므로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그들의 복지와 임금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요망된다.

김아람 기자  rammy117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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