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함과 귀여움으로 무장, 엄동설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바야흐로 따뜻한 봄을 맞이한 이들이 있으니 바로 ‘미니스커트족(族)’이다. 1960년대 등장한 이후, 1980년대 유행을 거쳐 지난 2003년 겨울 다시 여심을 사로잡은 미니스커트는 올해도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미니열풍’은 지난 1967년 가수 윤복희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여성들은 이를 ‘조신함’이라는 지배적 여성관을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였다. 또한 유신 독재체제에 불만이 쌓여가던 무렵에는 미니스커트를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여성의 다리 노출을 외설적인 것으로 생각해 미니스커트 차림을 비난했다. 일부 학생들은 지난 1967년 5월 15일자 「연세춘추」를 통해 “남의 나라 유행을 좇는 한국 여성이 불안하기만 하다”, “보기도 민망한 짧은 치마 덕에 신경쇠약에 걸릴까 골치를 앓는다”는 등 미니스커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반면, “자기 멋을 남에게 나타내 보이고 싶어함은 인간의 공통심리다”, “여성들의 멋진 각선미는 삶의 청량제 구실을 한다”는 등 찬성의 목소리 역시 높았다.

미니스커트가 1960년대 당시에는 사회상을 반영했다면 오늘날에는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고 있다. 김수빈양(정외·04)은 “미니스커트는 예쁜 디자인이 많아 개성을 살릴 수 있고, 활동하기도 편하다”며 평소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이유를 설명했다. ‘미니열풍’에 대해 고애란 교수(생과대·의상사회심리)는 “과거엔 경제가 호황이면 스커트 길이가 짧아진다는 말도 일리가 있었지만 이를 현대사회와 관련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유행은 시대의 흐름이고 의복은 시대의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으로 다양한 유행이 공존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유행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이제는 ‘건강한 젊음’의 상징이 된 미니스커트. 오늘도 그녀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당당하게 백양로를 거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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