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어수선하다. 그런데 유독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있으니, 바로 수강신청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전쟁으로 불리기도 하는 수강신청날에는 신촌 주변의 PC방이 북새통을 이루고, 학생들은 수업을 넣다 뺐다 난리가 난다. 현재의 확정된 시간표를 얻기까지 많은 역경과 고난을 거친 연세인들의 불만이 연세대학교 정보공유 게시판(아래 연정공)과 자유게시판에서 활발하게 개진됐다.

「너무 긴장해서 결국 다 망했다. 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건가. 대학생이 되었다는 들뜬 마음도 잠시고 지금은 너무 암울하다」(새내기/연정공)

「9시 땡치기도 전에 로그인을 시도해봤지만, 버벅거려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어떻게든 애를 써서 들어갔더니.수강가능인원 0명…?」(82yunhee/자유게시판).

이런 실패에 따른 불만이 있는 반면 수강신청을 성공하고 자랑 섞인 이야기를 늘어놓아 다른 학생들에게 부러움 섞인 시기를 받는 경우도 있다.

「30초 만에 다 넣었다. 이런 적은 내 평생 처음이다. 수강신청 끝나고 여기다가 자랑하는 사람들 정말 짜증났는데 막상 내가 그래보니까 그 기분 알 것 같다. 정말 즐거운 한 학기가 될 것 같다.」(으흐흐/연정공)

총학생회에게 수강신청 관련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매학기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수강신청 문제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총학생회가 꼭 해야할 일인 것 같다.」(궁금하다진짜로/연정공)

「총학생회가 수강신청 문제 해결하면 내년에도 확실하다!!!」(04학번/연정공)

수강정원이 한정돼 있는 이상 학생들 모두가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수강신청 경쟁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해마다 반복되는 수강신청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새학기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힘이 쫙 빠지는 수강신청. 수강신청 기간에만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불만을 터뜨릴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책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언젠가 우리대학교 후배들이 원하는 수업을 편안하게 들으면서 현재의 수강신청전쟁을 옛날이야기처럼 여길 날을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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