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신선하고 발랄한 여러분들 모습이 부럽기도 하던 차에 이런 기회가 생겨 공부하는 방법에 관하여 몇 자 적어볼까 한다.

이 내용은 이미 이런저런 자리에서 필자가 학생들에게 해준 이야기이지만 새내기들에게는 특히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대학시절의 일부를 철없이 낭비한 경험이 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첫째, 겸허해져라. 내가 공부를 하지 않아 그렇지 일단 나서면 나도 왠만큼은 할 자신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실행에 나서지 않으면 공허한 환상일 뿐이다. 학문이란 체계가 있는 것이어서 단계별로 내용을 잘 습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지식 여기저기에 구멍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훗날 여러분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지식에 대하여 겸허해하고 긴장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낙오되기 십상이다. 흔히 대학 1학년 때는 좀 놀아야 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런 얘기는 별 생각 없이 호기로 하는 말일 뿐이다. 실제로 1학년부터 열심히 하는 학생은 의외로 많다. 잘 눈에 띄지 않는 것 뿐이다.

둘째, 적극적으로 세상에 다가가라. 모르는 것이 있으면 후배라도 찾아서 묻고 토론해라. 그리고 되도록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칭찬하는 버릇을 길러라. 좋은 토론의 상대가 생기게 될 것이다.

셋째, 공부에는 예습과 복습이 필수이다. 바빠서 예습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특히 복습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복습은 강의 후 가장 빠른 때에 해야 한다. 일주일 지나고 열흘 지나면 이미 많은 내용이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후가 된다. 그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강의 후 바로 복습을 하는 것이다. 곧바로 하는 복습은 시간도 많이 들지 않는다. 과목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강 한 30분 정도면 족하다. 뒤로 미룰수록 필요한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넷째,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노력해라. 단편적인 지식은 써먹기도 어려울뿐더러 오래 기억되지도 않는다. 내용의 전체 그림을 잘 이해하여 지식을 체계화하면 공부의 생산성도 매우 높아지게 된다. 흐름을 이해한 뒤 세부적인 내용을 챙기는 것이 순서이다.

다섯째, 강의내용만 이해하고 외우려하지 마라. 공부한 내용을 쓴다면 어떤 곳에 쓸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공부한 내용의 간단한 변형도 생각해보라.

여섯째,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의 두뇌에 회의를 가져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도 지식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쌓아나가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끝으로 생각을 발표하고 질문하기를 어렵게 여기지 마라. 망신을 당해도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작은 망신을 두려워하면 쪼그라든 인생 말고는 남을 것이 없게된다.

이상이 필자가 생각하는 공부하는 방법이다. 유익한 내용이었기를 바라며 연세동산에서 즐겁고 알찬 학창시절을 보내길 기원한다.

/유병삼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