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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학부대학 이재성 교수
  • 민현주 기자
  • 승인 2005.02.25 00:00
  • 호수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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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서도 새학기는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길다못해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방학이었던 방콕족도, 막 제대하고 복학하는 복학생도, 이것 저것 분주하게 방학을 보내고 자신감으로 가득찬 사람도, 집에 내려가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없었던 우정 만빵 의리파들도 짜증과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수강신청의 머나먼 강을 건너 다가올 3월을 기다린다. 그러나 3월을 기다리는 건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함께 같은 시간을 채워갈 사람들, ‘교수님’이다. 교수님들은 어떻게 새학기를 맞이하시는지 학부대학 이재성 교수님을 만나 새롭지도, 신선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알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광복관 309호. ‘재실’이라는 팻말 앞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섰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명쾌한 목소리가 문을 뚫고 들려왔다. 청바지를 입으신 교수님의 모습은 조금 색다르게 느껴졌다. 별 내용 없을 것 같다면서 그냥 편하게 ‘대화’하자는 이재성 교수님의 말처럼 편하게 평범한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1. “겨울 방학 때 무엇을 하셨나요?”
“겨울방학때 선생님들은 보통 입시, 수업 개선 관련 워크샵, 그리고 프로젝트 연구를 하죠. 수업 개선 관련 워크샵에선 교수님들간에 지난 학기 강의때 시도했던 새로운 방법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고쳐야 될 점들로 드러난 것들, 좋은 강의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개진하는 시간을 가져요.

#2. “물론 방학 때 수업 준비를 하시겠죠?”
“물론 방학 때 준비를 해 놓지만 강의에 따라서는 학기 중에 그때 그때 마다 준비해야하는 것도 있어요. 오히려 방학은 지겨운 느낌이 들어요. 교수님들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학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없어 생동감없이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죠.” 이교수님은 내심 새학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비추셨다.

#3. “이번 학기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나 혹 노이로제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당연히 있죠. 첫시간은 긴장하게 되요. 하지만 10년 넘게 강의해 온 지금, 첫시간의 긴장이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는 것을 느끼죠.” 이어 덧붙여진 말. “방학 때 수업 계획과 수업 준비를 하면서 교수는 기획자가 될 수 밖에 없어요. 마치 드라마가 몇 편 인지 기획하고 완급을 조절하듯, 학생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16주 전체가 어떻게 완성될지 조절해요. 대동제나 연고제 기간, 5,6교시 같이 점심 먹고 난뒤 집중도가 떨어진 시간 등을 고려해 강의 스타일과 완급을 조절하죠.”
이번 학기 ‘글쓰기’와 ‘독서와 토론’, ‘명저읽기’ 강의를 담당하시는 교수님께 그 중 독서와 토론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4. “독서와 토론 수업이 많은데 선생님 수업의 특성이 있나요? 수업계획서를 보면 독서와 토론 강의들 책이 다 비슷하던데요?”
“지난 학기 학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책은 바꾸려고 해요. 다만 그건 각 학생들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시대가 변하면 그에 맞추려고 노력하죠. 아마도 책은 비슷하더라도 토론 방식이나 강조하는 주제에 차이가 있을 거예요. 수업에 있어서 두가지 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바로 학생들이 동일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선생님에 따라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기초 교양강의들이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언제나 항상 나는 강의한다는 말보다는 같이 공부한다는 말을 하죠. 대학에서 교수가 하는 말은 진리가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의 한 부분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더욱 학생들이랑 친밀한 관계를 갖도록 노력해요. 그래서 은어도 쓰고, 학생들과 문화를 공유하려고 가요도 듣고 그래요.” 강의는 학생들과 호흡하는 것이라 말하는 교수님.

#5. “기억에 남는 제자는 어떤 제자이신가요?”
“한 반에 한, 두명씩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있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진지하고 성실했던 것이죠. 가끔 이런 학생들에게 학점을 좋게 주지 못할 때 속상하기도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러나 이런 학생들은 한번도 학점에 대해 항의하지 않아요. 옛날 마광수 교수님이 ‘깜량을 알아야 된다’ 고 하셨던 것이 생각나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신 것인데 정말 자기 위치를 알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6. “훗날, 이건 내 강의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강의 방식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계시나요?”
“재밌는 건 지난해 방식이 올해는 통하지 않는거에요. 학번마다 특색이 있어 새롭게 그 학번에 맞게 고쳐야 하는 부분이 생기죠. 그래서 항상 변화를 추구해요. 강의노트를 만들어 완성시켜나가면 강의는 체계화되는 장점이 있지만 강의가 고정화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나는 큰 틀은 머릿속에 그려넣되 작은 틀들은 해마다 바꿔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부탁드리자 “봄이 따뜻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교수님. “제가 추위를 싫어하거든요”라며 미소짓는 교수님의 모습에서 올 3월 교수님의 강의실은 따뜻한 햇살이 넘치고 또 넘쳐날 것이란 기대를 해보았다.

민현주 기자  serene92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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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학기 수업 준비에 열심이신 이재성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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