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단과대별 자치공간 투쟁

지난 2004년은 단과대별 자치공간 투쟁이 유난히 활발했던 한 해였다.

상경·경영대(아래 상대)는 지난 2004년 3월부터 상대 학생회 주관으로 ‘학원자주화 투쟁’을 진행했다. 상대 학생회는 ‘학원자주화 투쟁’ 중 조모임 공간과 휴식 공간 확보를 위해 서명운동을 추진했고, 지난 5월 25일 상대 사무실로부터 자치공간 확보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후 방중 공사를 거쳐 무용지물이었던 상대별관 지하 1층 학생자치실을 세미나실로 변경했고, 상대본관 지하 2층에는 휴식공간을 확보했다.(지난 2004년 5월 24일자)

사회대는 6개의 반이 있지만 반방이 전무한 상황에서 지난 2002년부터 자치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학교측의 반응이 없자 사회대 학생회와 6개의 반 학생회는 지난 2004년 3월 해오름식 때 연희관 앞에 6개의 천막을 설치했다. 이후 60일간의 천막투쟁이 진행됐고, 지난 5월 11일 마침내 ‘자치공간 확보’라는 성과를 얻어내며 천막투쟁은 막을 내렸다. 사회대 학생회가 요구한 연희관 015강의실은 지난 9월 공사를 거쳐 6개의 반방과 사회학과 과방으로 구성된 자치공간으로 탈바꿈했다.(10월 4일자)

더불어 상대와 사회대 학생회는 비품 미비로 자치공간의 실질적인 이용이 이뤄지지 못하자 학교측에 비품을 요구해 책상, 의자 등의 비품을 마련했다. 학생자치공간에 학교측이 비품을 지원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였다.(11월 8일자)

41대 사회대 학생회장 김원철군(행정·4)은 “사회대 학우들의 힘과 지혜가 하나로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41대 상대 부학생회장 이기룡군(경제·4)도 “서명운동에 5백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다”고 말해 두 단과대 모두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목표했던 바를 이룬 원동력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사회대와 마찬가지로 지난 2002년부터 공간투쟁을 해온 법과대는 지난해 목표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법과대 학생회는 지난 2004년 3월 부터 ‘이제는 반격이다. Cou nter Attack!’이라는 교육투쟁 실천단을 조직하고 광복관 앞에 임시 반방 구실을 하는 5개의 천막을 설치해 투쟁을 진행했으나 자치공간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타 단과대와 달리 학회가 반 단위로 존재하지 않는 법과대에서는 학생들이 반의 존재감을 상대적으로 작게 느낀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41대 법과대 학생회장 한지숙양(법학·4)은 “로스쿨 담론 속에서 학부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것도 공간투쟁에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의 공간투쟁은 로스쿨과 관련해 공간 변동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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