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취재경쟁과 자리선점을 위한 몸싸움. 사진기자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이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학보사 사진기자는 여기서 제외된다. 학내취재에 있어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때때로 만나는 「연세소식」 기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학내사건의 사진취재를 하는 사람은 「연세춘추」 기자 한명 뿐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연세춘추」 외에 우리대학교의 전반적인 사건, 사고를 전달하는 언론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42대 총학선거 유세전을 취재할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학생사회의 중요한 공식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취재를 나온 사람은 「연세춘추」 기자가 전부였다. 간혹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을 뿐, 사진취재를 하는 다른 언론사 기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사진기자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은 취재환경은 없을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경쟁 없이 원하는 자리에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오직 하나뿐인 취재기자라는 점은 기자에게 책임감과 자긍심을 부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멀리 내다 본다면 이런 독점적 구조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매번 혼자뿐인 취재현장은 기자에게 있어 긴장감이 사라진 무미건조한 장소일 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진취재는 새롭고 독특한 시도를 하기보다 무난하고 안정된 결과물을 얻는 데 안주하게 된다.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연세춘추」의 경쟁상대가 없다는 점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경쟁이 없는 사회의 조직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세춘추」의 유일한 자극제는 독자들의 비판과 충고뿐이다. 정체(停滯)성이 「연세춘추」의 정체(正體)성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독자들의 관심과 평가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사진부 이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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