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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획> 비대한 보직 교수, 개선책 없나?

‘전체 교수는 8백91명, 보직의 숫자는 5백여 개, 겸임이 많아 보직교수의 수는 파악 불가'

현재 우리대학교 보직교수직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교무처의 자료는 위와 같다. 보직이란 총장을 비롯한 실·처장과 부처장 등의 본부행정기관직부터대학·대학원장, 연구소장 등의 대표 직책을 일컫는다. 「연세춘추」 1345호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우리대학교 보직교수는 전임교원의 47%로 서울대 21%, 일반대학 평균치 30%를 크게 상회해 국내 대학 중 3위를 차지했다. 이후 우리대학교는 행정보직 중 부처장직이 더해져 보직의 수가 오히려 늘었다.

‘보직교수직 비대화’를 두고 지난 10월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유기홍·최재성 의원은 전국 1백5개 국·공·사립대학의 보직교수 실태를 분석(아래 분석자료)·제출했다. 유의원은 분석자료에서 ‘보직수가 늘어나 교수들이 연구,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보직에 따르는 각종 특혜로 인해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돼 대학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우리대학교 역시 ▲전문행정 분야에 있어서 보직 교수직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교수가 보직과 관련된 과다한 업무를 맡아 교육 및 연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간한 ‘대학행정조직 개편에 관한 연구’(아래 행정개편연구)에서는 ‘2년 임기가 지나치게 짧으므로 연임 등을 통해서라도 그 기간을 늘릴 것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교수 전공을 고려해 보직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의 경우 교수의 전공과는 관계없이 보직이 임명되기도 한다. 또한 임기가 2년인데 반해 연임을 하는 경우가 드물고 보직의 인수, 인계는 문서를 통해서만 전달해 전문성 획득에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행정직에 있는 한 직원은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교수도 있다”며 “그 부서의 직원을 평가하는 것은 기관장이기 때문에 문제점도 지적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직을 맡은 교수가 업무 과중으로 인해 본연의 역할인 교육과 연구 활동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보직에 대해 “일이 어렵고, 봉사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꺼리는 교수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한 정인권 교수(이과대·바이러스)는 “업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교육과 연구에 지장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부 행정 보직에 대해 기획실 김성걸 평갇감사 부장은 “어려운 일이 많고 대부분의 시간을 빼앗길 정도로 과중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영대의 ㅇ교수는 “수업시간 감면, 보직 수당 등 각종 특혜로 인해 보직을 원하는 교수가 많고, 좋은 보직을 얻기 위해 몸을 사리는 교수도 많다”고 말해 보직에 대한 상반된 견해가 있음을 보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에서는 각 대학의 보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시책을 사용해왔다. 행정개편연구를 담당했던 전남대 신재철 교수는 “국·공립대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담당보직 통폐합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정부의 시책을 설명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 2003년까지 전체 국·공립대의 평균 보직교수 비율이 24.4%에서 22.1%로 감소했다. 하지만 사립대의 경우 그 비율이 29.0%에서 31.0%로 증가했는데, 우리대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대해 정교수는 “보다 전문화된 행정을 위해 부처장직을 더했다”고 해명한 뒤 “우리대학교는 보직 수를 줄이기보다, 보직을 맡은 교수 비율을 줄이기 위해 겸직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이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난색을 표하며 “지나친 보직을 줄이려 하지는 않고, 비율만 낮추겠다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연구원은 이어 “외국 대학과 같이 전문행정에 관련된 부분은 직원에게 위임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대학교는 45개의 본부 행정 보직 중 직원 출신의 기관장은 총무처장 단 한명뿐이다. 기획실장 홍준표 교수(공과대·응고가공학)는 “직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교수 역시 “직원이 맡는 일의 성격과 교수가 맡는 일의 성격이 다른데, 학교 행정은 학생과 관련되므로 보직은 교수가 맡는 게 더 알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대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가 제반 학교 행정의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직원노동조합 양병택 위원장은 “학생복지처장과 같이 학생들과 관계가 있는 보직은 교수가 적합하지만, 재무처장직과 같은 경우 30년 이상 전문적 업무를 수행한 직원이 교수보다 못하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를 외국의 실례에서 찾고 있는데 외국대학의 경우 행정 업무를 전적으로 직원에게 맡겨 업무 전문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미국 메릴랜드 대학(University of Maryland)의 9.2%, 일본 동경대의 3.4%만이 보직을 교수가 맡고 있다.

보직에 대한 교수와 직원의 견해차를 두고 국민대 법학과 김동훈 교수는 “한국 대학에서 직원은 교수의 아래라는 위계질서가 강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행정보직이 교수에게 집중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행정조직과 보직이 점차 세분화, 전문화되고, 통폐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교수와 직원 모두가 동의하는 사항이다. 일부에서는 교육·연구를 전담하는 교수와 행정을 전담하는 교수를 분리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행정보직의 경우 학생업무와 직접 관련된 학생복지처장, 교무처장 등의 자리는 교수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그 외의 일부 행정기관직은 교수가 본연의 역할인 교육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직원에게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불필요한 보직의 통폐합,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노력 등의 과감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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