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공무원노조)은 사전허가 없이 우리대학교에 들어와 노천극장에서 파업전야제를 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와 조합원 1천여명은 당초 서울대에 집결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사전에 출입을 봉쇄하자 급박하게 우리대학교로 장소를 옮겼다. 우리대학교의 집회 불허 통보와 가로등 소등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와 그들을 돕기 위한 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 총 3천여명은 정문의 빗장을 부수고 들어와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사전허가를 받지 않은 학외 단체가 학내에서 정치적 집회를 갖는 것에 대해 비판의 눈초리와 긍정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많은 학생들은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 온라인에서 공무원노조의 학내 집회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hom- iman’은 “대부분의 학우들이 공감하지 못할 집회나 모임에 대해 적절한 경고를 줘야 할 것”이라며 학교의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또 박성진군(국문·2)은 “학내 공간이 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학내 구성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용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대학교는 원칙적으로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외부 행사를 불허하고 있다. 관리부 최만규 주임은 “학술·문화 행사는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허가하지만 정치적 행사는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며 우리대학교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는 이번 공무원노조의 진입을 막고자 서대문경찰서에 시설보호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과 우리대학교의 원칙적인 입장에 대해 민주노동당 연세대학생위원장 조성주군(천문·3)은 “당시 공무원노조의 상황이 급박했기에 정식으로 요청할 여유가 없었다”며 “정치논리를 배제하겠다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강연은 적극 유치하고 노동자의 집회는 불허하는 것은 본부의 기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총학생회장 배진우군(수학·휴학)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전에 전공노와 협의는 없었다”라고 말한 뒤, “대학을 우리만의 공간이 아닌, 사회에 열려 있고 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송은림 기자 el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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