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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초록] 공존하는 동북아의 이상1회 통일학 명사초청 강연회
  • 고은지 기자
  • 승인 2004.11.22 00:00
  • 호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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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로스엔젤레스의 국제문제협의회에서 열린 오찬에서 미국의 대북강경책을 반대하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핵을 둘러싼 미국의 강경책과 북측의 대응은 동북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나라 간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이에 대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난 18일 낮 4시부터 2시간 동안 김대중 도서관 지하 1층 컨벤션홀에서 ‘동북아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대응’을 주제로 1회 통일학 명사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강의를 맡은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 문정인 교수(사회대·비교정치/국제정치)는 동북아 갈등의 원인으로 북핵, 국경영토문제 등을 꼽았다. 이어 문교수는 한·중·일이 오랜 협력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분쟁이 생길 때마다 반목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국은 ‘한·미 동맹 대신 최근 급부상하는 중국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을 만큼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고구려사 분쟁 이후 서로 적대시하게 된 지금의 모습은 문교수의 지적을 입증한다.

문교수는 ‘하나되는 동북아, 네트워크 동북아, 열린 동북아, 함께 하는 동북아’를 동북아 시대의 비전으로 봤다. 하나되는 동북아와 네트워크 동북아는 공동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휴먼 네트워크에 이르는 촘촘한 연계망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교수는 “폐쇄적, 배타적 지역주의를 지양하고 기업, 비정부단체, 시민사회가 각각의 분야에서 서로 협력함으로써 열린 동북아, 함께 하는 동북아가 될 수 있다”고 동북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문교수는 “동북아시대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가교국가, 거점국가, 협력도모국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준비해야 할까. 문교수는 ‘미래준비 사업, 평화만들기 사업, 번영준비 사업, 공동체협력 사업’을 제시한다. 미래준비 사업이란 한·미 동맹론, 중국편승론, 일본제휴론, 중간세력국가론 등의 담론 중 어떤 견해가 우리의 생존과 미래를 담보하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문교수는 평화만들기 사업과 관련해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교류협력을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정상이 1년에 2번 이상은 만나야 서로간의 오해가 불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번영준비를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금융거점이 돼야 하며, 한·중 에너지 협력이나 철로연결 등을 통해 공동체협력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이 다소 이상적이라는 의견에 대해 문교수는 “모든 것은 꿈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역설했다.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이계상씨(통일학협동과정·석사1학기)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갚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문교수는 “미국이 북한 인민들에게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북한적대정책을 해소시켜야 하지만,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민감한 사안인 남·북 문제를 다룬 강연이었기에 청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번 강연회에서 당장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기는 다소 어려웠지만, “꿈을 통해 길을 찾는다”는 문교수의 말처럼 다양한 담론을 통해 동북아 협력의 해결점을 모색한 뜻깊은 자리였다.

고은지 기자  kej51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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