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록의 매체다. 기사로 담아낼 수 있는 내용도 사진으로 옮겨지면 그 영향력은 수천, 수만마디의 말보다 강해진다. 특히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앵글(각도)’과 ‘프레임(구도)’이 사진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건으로 자리잡는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 각종 현장에서 다른 기자들과의 취재 경쟁은 필수적이다.

 

지난 1502호 ‘고교등급제 관련 기자회견’은 갑작스러운 교육부의 발표가 있은 후 그에 대한 우리대학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던 현장이었다. 학교 안의 좁은 기자실에는 「연합신문좦,  「한겨레좦, 「조선일보좦를 비롯해 10명이 넘는 사진기자들이 모였고, 그들 가운데서 유일한 여성 사진기자로서 취재경쟁을 통해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앵글과 프레임을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 나의 사명이었다. 하지만 일간지 기자들은 나에게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학보사 기자인데, 쉬엄쉬엄 찍으라는 식의 말을 던졌고 이 말은 나를 자극해 더욱더 취재경쟁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일간지 기자들은 어떤 앵글과 프레임으로 찍었을까 궁금해 인터넷으로 살펴봤는데 그 중 내가 사진을 찍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있었고, 각 일간지마다 크게 차이가 없는 사진들을 보면서 일간지 기자와의 취재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내가 일간지 기자들에 비해 사진을 잘 찍고 아니고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보사 기자도 경력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것에 따른 사명감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고 수많은 취재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취재경쟁을 통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은 당연히 지향해야 하는 바다. 학보사든 일간지든, 여자든 남자든 기자에게 있어서 취재경쟁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사진기자들이 사건 현장에서 서로와 끊임없이 부딪치면서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 것은 좋은 사진을 독자에게 전달하고픈 욕심 때문일 것이다. 

 

/사진부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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