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 시장 원리 중 하나인 이 말은 대학 언론에도 적용되고 있다. 캠퍼스 곳곳에는 감각적인 편집과 디자인 속에 대학생들의 소소한 일상과 문화소식, 취업 정보들이 가득한 상업적 매체들이 학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내일』, 『씽굿(Think Good)』같은 매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매체들은 대학의 관심이 시사·정치적인 문제에서 문화중심적인 경향이나 현실적인 문제로 옮겨가는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대학내일』 장우성 기자는 “오늘날 대학생의 주요 관심사인 취업·문화적 욕구·연애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 역할을 하는 신문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미있다고 본다”며 『대학내일』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대학내일』이 오늘날의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대다수의 대학언론처럼 대학생들을 선도하는 방향이었지만, 그러한 것이 대학생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변화를 시도해왔고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씽굿』의 이동조 편집국장은 “형식적으로는 아름답고 재밌게, 형태적으로는 휴대가 가능하게, 내용적으로는 대학생들의 트렌드와 대학생들이 알기를 원하는 것을 담고자 노력해 개편한다”며 이러한 변화의 지향점을 말했 다. 다른 대학매체들이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시대의 흐름 사이에서 대학언론의 본질을 찾고 있는 반면, 과감히 그것을 탈피해 끊임없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노력한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된다.

 

대학전문지들은 현재 무가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렇기에 대학전문지는 제작비용과 수익을 광고를 통해서 충당한다. 따라서 기업에 대한 홍보성 기사가 타 대학매체들에 비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윤영철 교수(사회대·매스컴사회학)는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은 상업성을 정당화시키는 논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씽굿』 이편집국장은 이러한 상업성에 대해 “미래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미래의 직장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중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반박한다. 자신들의 지면이 독자에게는 기업의 공모전이나 인턴정보, 문화 트렌드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홍보의 기회를 줄 통로가 되는 일종의 윈윈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편, 대학전문지들은 그 출발이 ‘목소리를 내고 싶은 대학생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젼에서 한계를 지닌다는 지적도 있다. 스스로의 의지로 내는 의견이 아닌 이상강한 의미를 담고 있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한준 교수(사회대·조직사회학)는 “대학생들이 오피니언, 뉴스의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증가한 대학생의 수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큰 세력을 이뤘고, 언론의 소비주체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대학전문지의 주장과는 달리 대학생들의 피상적인 겉모습만 읽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도 있다. 강성원군(신방·2)은 “이런 매체를 읽고 있노라면 광고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오락성을 띠는 단편적인 정보들은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심층적인 분석기사는 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대학내일』 장기자는 “기성 언론에서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며 “이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법을 아직 찾지 못해 사회적 이슈를 중점적으로 실어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현재 대학전문지는 2~3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전문지가 맥을 잇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던 바는 그것의 몇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대학언론들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민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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