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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지는 생각과 연세인들의 '말'
  • 임인선 기자
  • 승인 2004.11.08 00:00
  • 호수 1504
  • 댓글 0

‘대학언론의 위기.’

흔히들 현재 대학언론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한다. 한마디로 왕년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언론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안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계속됐으며, 특히 올해 들어 많은 매체들이 발행되고 있다.


세계화를 지지하는 언론의 등장


매주 월요일, 정문 앞에서 연세인들에게 배포되는 신문이 있다. 바로 「연세글로브」다. 지난 8월 30일 「미래연세」로 첫출발한 「연세글로브」는 외부에 발행처─글로브대학신문─를 두고 있으며, 다음 학기부터 발행처를 학내로 옮길 예정이다. 「연세글로브」는 국제화 지향을 기본으로 하고 학생들에게 취업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자 발간됐다. 현재 5~6명의 기자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기자는 교내기사를 작성하고 일반기자가 그 이외의 기사를 작성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기사를 지면에 옮겨 싣기도 한다.

한편, 일부에서는 지면광고를 싣지 않는 「연세글로브」가 어떻게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정 충당 방식에 대해 「연세글로브」 기자 최형덕군(경영·2)은 “제작 및 발행비용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동문들과 교수들이 지원하고 있다”며 다음 학기부터는 광고비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화 속의 역할 모색을 모토로 하는 「연세글로브」의 논점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취업기사나 유학장려기사가 주를 이루는 「연세글로브」는 대학에 침투한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박정엽군(경제·4)은 「연세글로브」가 쟁점을 취업 문제에 한정시켜 다루는 것에 불만을 표하면서, “어느 한 분야에 관심을 국한시키지 말고 연세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연세글로브」 기자 최군은 “우리 신문의 논점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어떤 논점이 옳다는 기준은 없으며, 논점을 지지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는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안을 표방하는 자치언론


단과대 신문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경우도 있다. 상경신문사는 「상경신문」을 잠정적으로 정간하고 지난 9월 1일 「연세통」을 출간했다. 편집부장 김상현군(경제·3)은 「연세통」이 「상경신문」과 갖는 차별성에 대해 “「연세통」은 뭔가 새로운 걸 해보자는 데서 시작됐다”며 “「상경신문」보다는 학우들과의 소통과 재미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기자 운영과 기자들의 제작과정 참여 범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축했다.

「연세통」이 학내 다른 신문과 아이템에 있어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에 편집부장 김군은 “아이템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정부분 타당하다”며 “지면과 시간의 한계상 중요한 사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편집권의 자유를 기본 바탕으로 하는 자치언론의 움직임도 주목해볼 수 있다. 「노가리스트」는 오는 15일 창간 준비호를 발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증산도, 고교등급제, 연고전 등 비교적 다양한 소재를 다룬 ‘인터뷰’지만 5호 발행된 상태다. ‘인터뷰’지에 대해 「노가리스트」 기자 이상경군(사회·2)은 “기사에서 멘트로 처리될 한 사람의 이야기를 확장해 육성 그대로 들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치언론에 있어서는 재정적 독립이 중요한데, 「노가리스트」는 현재 기자들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어 안정된 형태의 미디어는 아니다. 그 대안으로 다음 학기부터는 유가지로 운영함과 동시에, 참여연대 등의 시민 단체로부터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위기를 뛰어넘는 ‘희망’


대학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박군은 분야를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불을 지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과대 언론비평동아리 ‘바보반─우리사회바로보기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성식군(사회·2)은 “지금이 대학언론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예전에도 대학이 자체적인 이슈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며 “학외에서 주입된 이슈가 아닌 학내 이슈를 공론화시키는 것이 대학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거시적인 문제를 이슈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도 사석화 문제와 같은 미시적 문제를 공론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손석춘 논설위원은 ‘대학언론의 위기’에서 대학언론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희망으로 학우 대중들 삶과 함께 호흡하는 대학언론, 그리고 보다 진보적인 시각에서 현실의 모순을 지적하고 거리낌없이 발언하는 대학언론을 제시했다. 이처럼 대학언론이 대학사회 내에서 정당한 영향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논조를 지녀야 한다. 언론에는 정보 전달과 비판 기능, 아젠다 형성의 3가지 기능이 있는데, 이 중 비판 기능과 아젠다 형성은 그 언론이 ‘논조’를 가지고 있을 때에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행보를 시작하고 있는 대학가의 많은 매체들은 아직 창간 초기이니 만큼 주로 기자들의 인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언론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말길을 트기 위한 고민들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다. 성급한 판단으로 그들의 성패를 가늠할 것이 아니라, 위기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시점이다.


/임인선 기자

happy-virus@yonsei.ac.kr


임인선 기자  happy-viru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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