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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새롭게 도전하는 젊은 여성 정치인김희정 동문(지난 1994년 정외과 마침)
  • 이달우 기자
  • 승인 2004.10.31 00:00
  • 호수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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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여성, 얼짱, 미혼, 신데렐라.’

이는 지난 17대 총선거(아래 총선) 전체 지역구에서 헌정 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희정 동문(지난 1994년 정외과 마침)에게 언론이 붙인 수식어다. 언뜻 생각하면 냉철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 예상은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635호 방문을 두드리는 순간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당차게 걸어와 씩씩한 목소리로 악수를 건네는 그녀의 첫 인상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에서 당당함을, 환한 미소에서 누나 같은 친근감을 풍겼다.

“1971년생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됩네까?”

지난 7월 4일 사흘 동안의 금강산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동문을 유심히 지켜보던 북측 관계자가 김동문을 의아하게 보며 건넨 질문이다. 북측 관계자가 관심을 가질 정도니, 그녀의 높은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김동문은 “이번 추석 시장에 갔더니 애들이 몰려 들고, 어른들도 아들, 딸에게 선물로 준다며 다가와 싸인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러한 인기 현상을 지켜본 일부 언론은 한 술 더 떠 얼짱 국회의원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김동문은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직접 봐서 알겠지만 얼짱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동문은 “대한민국에서 얼(정신)이 살아서 짱인 사람이면 내가 얼짱이지”라며 털털하게 웃는다.

지금은 당내에서 총 13명으로 구성된 당 최고의결기구인 ‘상임운영위원회’의 최연소 상임운영위원이며 공천 심사위원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을 때 주변에서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바로 ‘어리고, 여성이고, 미혼이라는 젼 때문이었다. 당에서 활동한 지 이미 10년이라 잔뼈가 굵은 김동문이었지만 당내에서는 자신을 ‘악세사리’나 ‘꿔다놓은 보리자루’로 여기는 것 같았다고. 김동문은 “국회의원 후보가 되기 위해 예비 후보 등록을 했다고 하니, 주변에서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집 안 간 젊은 여자가 뭘 해보겠다는 거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며, “이런 반응이 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는 긍정적 자세를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문민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존의 386 세대는 부정적 자세로 한을 풀려고 했기 때문에 폐해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이와 달리 긍정적 자세를 가지고 더 잘해봐야겠다며 자신을 격려했다”고 한다.

지난 총선,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의 공천 과정이 ‘임명제’에서 ‘공개 면접 토론 후 간선제’로 변화된 점은 그녀에게 하나의 기회가 됐다. 공개토론에 참석한 김동문은 ‘어떤 개혁이 한나라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갗를 묻는 질문에 “한나라당이라는 그림 맞추기 판에서 젊은 사람과 여성의 얘기를 해줄 수 없다면 그 그림판은 완성될 수 없다”고 말했다. 좁은 시각으로 보면 ‘나이 어린 여성’으로 보일 수 있는 약점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 필요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날마다 새롭게 배지를 달며/ 이 배지에 부끄럽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어디선가 슬그머니 배지를 떼어 옷속에 집어넣는 비겁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김동문 일기장 중 발췌)

김동문은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서서 배지를 달고 하루의 각오를 다진다. 젊은 국회의원이라는 사명감으로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고민에 귀를 귀울인다. 최근 실시한 네티즌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디지털정당 위원장’에 당선된 그녀는 네이버에 팬카페도 갖고 있다. 싸이월드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 국민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고 한다. 하루에 한, 두 시간씩 자신의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확인하는 김동문은 “얼마 전 양태영 선수를 금메달 대우 해줘야 한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 것을 보고, 이를 건의안으로 제출했었다”며,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과 교류하며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느 국회의원과 다르게 김동문은 젊은 사람들과 코드가 맞는 ‘신세대’ 국회의원인 셈이다.

“로보트 조종사가 돼 지구를 지키는 것이 꿈이었다”며 어렸을 적을 회상하는 김동문.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보지만 이런 꿈은 나이를 먹으면서 으레 잊어버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 ‘지구를 지키고 싶었다’는 꿈만은 잊지 않았기에, 정의로운 정치인이 돼 나라를 발전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대학시절부터 정치와 관련된 학회 활동과 국회에서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차곡차곡 꿈을 실현했다. 김동문은 후배들에게 “싼 값에 자신을 팔지 말라”고 경고한다. “특히 졸업생들은 취업이 어렵다고 자신의 꿈을 잊고 아무 곳에나 취직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애정어린 충고 속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노력과 책임을 다했던 그녀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었다.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결혼해 임신, 육아, 휴직 등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밝히는 김동문. “직접 경험해야 직업 여성이 결혼 생활을 하며 겪는 문제에 대해 현실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히는 그녀의 모습은 진지해 보였다. ‘결혼’에 있어서조차 행동하는 정치인의 면모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이란 수식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정치계의 또다른 새바람을 이끌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달우 기자  daruy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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