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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걸음은 이제 그만'연세출판부 활동을 살펴보다
  • 김윤태 기자
  • 승인 2004.10.25 00:00
  • 호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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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기준, 각 대학출판부 신간 수. 이화여대 40종, 건국대 50종, 서울대 80종… 우리대학교 30종. 이것이 우리대학교출판부(아래 연세출판부) 실적의 현주소다. 연세출판부가 이런 저조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대학출판부 책의 학술적 특성 ▲빈약한 재정과 홍보의 부족 ▲출판부 조직과 구조상의 문제 등 때문이다.


「연세출판부 총칙」 제 2조에 “출판부는 연세대학교의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와 교육에 필요한 학술문헌 및 교양도서를 간행한다”고 대학출판부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이런 책의 특성 때문에 “연세출판부 책이 너무 어려워 재미가 없다”는 사회대 고부석군(사회학·2)의 말에 동감하는 학생들이 많다. 건국대출판부 주홍균 부장은 “대학출판사는 전문학술도서를 편찬하는 곳이므로 독자층이 교수, 연구자, 학생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층의 현실적 한계를 밝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연세출판부 최호선 과장은 “책의 판매가 원활하지 못해 재정상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이에 예산지원부 정정래 과장은 “출판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예산 배정 시, 적은 예산이지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과장은 “출판 수익의 10%를 학교기금으로 내야 하는 독립체산제 구조이므로 실질적인 재정 지원은 부족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내 대학들은 학교출판부에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학출판부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적인 학교 자금을 사적 기관에 쓸 수 없다는 논리다. 결국 대학출판부들이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맡겨진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대학출판부의 한계를 인식해 문화관광부는 우수학술도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2백50종의 학술도서를 선정해 1종당 1천만원 가량의 도서를 구입해 공공도서관으로 보내며, 해당 출판부에 1종당 2천5백만원을 지원한다. 대학출판부에게는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서울대출판부의 경우 지난 3∼4년간 20여종의 책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반면, 연세출판부 책은 5권을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원금을 바탕으로 출판부의 도서제작과 홍보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는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최과장은 서울대의 선정 도서가 많은 것에 대해, “도서선정 과정에 학연과 지연적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2004년 우수학술도서 심사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서정우 교수(언론정보대학원·언론학개론)는 “엄격하고 공정하게 책을 선정하므로 당시 위원장이었던 자신도 도서 선정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최과장의 의혹을 일축했다.


서울대출판부의 책이 우수학술도서에 많이 선정되는 이유에 대해 서울대 출판기획과 권영자 과장은 출판사의 조직과 출판체계를 이유로 꼽는다. 권부장은 “출판사는 출판기획과와 편집과를 중심으로 5개 부서, 30명의 직원들이 업무 분담으로 효율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양질의 책을 만들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연세출판부는 단지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과장은 “이들이 기획에서 출판, 홍보까지의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교행정업무가 30∼40%를 차지해 편찬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우리대학교가 서울대보다 양질의 책을 출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최과장은 “교수들이 홍보효과를 이유로 양질의 원고를 외부출판사로 가져가고 있는 상황”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김성수 교수(학부대·현대소설)는 “홍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연세출판부 신간은 1차적으로 주요 일간지, 학술단체, 전공학회에 책과 보도자료를 보낸다. 2차적으로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이용한다. 전국대형서점들과의 직거래를 필두로 5백개가 넘는 네트워크를 가진 ‘출판협동조합’과 동대문의 ‘대학천’ 도매상을 통해 책을 유통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김교수는 “교수들이 명예를 중시하므로 출판사의 권위를 무시할 수 없다”며, 출판계에서 연세출판부의 영향력이 작은 점을 근본적인 이유로 보았다. 연세출판부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먼저, 서울대출판부의 ‘전자상거래의 신용카드결재프로그램’을 본보기로 전자도서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일반인들의 도서구입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또한 전문인만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출간하기 위해 노력한 성과로, 불과 4년 사이에 20종 미만이었던 신간을 올해는 45종까지 발간할 계획이다. 교수들에게 ‘2004년 도서목록’을 만들어 출판상황과 홍보활동을 알리는 노력도 겸행하고 있다.


이러한 출판부의 노력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출판부 스스로가 경쟁력 있는 기획력과 판매전략을 강화해 구조적 내실을 갖춰야 한다. 그러한 환경이 갖춰진다면 교수들 또한 양질의 원고를 가지고 자연스레 연세출판부를 찾을 것이다.


/김윤태 기자
hacrun@yonsei.ac.kr

김윤태 기자  hacrun199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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