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생회를 생각하는 사람들(아래 새학생들)’ 주최로 지난 7일 저녁 6시 과학관 111호에서 과·반 집행부 초청 대토론회 ‘학생회, 이대로 좋은가?’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과·반 집행부를 비롯한 40여명의 학생들이  학생회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새학생들’은 지난 9월 21일부터 5일까지 ‘학생회는 연세인에게 무엇인갗를 주제로 학내 곳곳과 온라인게시판에서 7백41명의 설문조사를 받았다. 새학생들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토론에 앞서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대표적 의결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35%는 ‘전혀 모르고 있다’, 34%는 ‘이를 알지만 회의결과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총학에 대한 소식을 듣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67%가 자보·현수막 등이라고 답한 반면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학생은 5%에 불과해, 현수막 등을 통해 이뤄지는 정치 사업만을 총학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회의 사회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는 63%가 ‘학생회가 학생복지사업과 사회정치활동이 적절하게 병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학생들’은 학생들이 학생회를 외면하게 된 원인으로 ▲학부제·IMF경제난 이후 약해진 존립 근거 ▲학생회의 민주적 운영에 대한 고민과 의지가 부족한 집행부 ▲집행부의 저조한 실무능력을 제시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을 통해 박광철군(사회·4)은 “총학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법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총학의 획일적인 정치선전과 취업 등 대학생이 직면한 현실을 간과한 점을 학생참여 저조의 이유로 지적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의 이대원군(고려대, 생명공학·4)은 “운동권은 학우들이 탈정치화됐다고 말하지만 학우들은 오히려 온라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학우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또한 오현석군(법학·3)은 학생회의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총학생회는 교육권과 관련된 사안 외에는 정치적 중립성을 띠며 각 단대 및 위원회의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는 ‘다원주의 학생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군은 “현 총학생회는 회장에게 부여된 과도한 정치적 대표성을 학생들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총학생회장 배진우군(수학·휴학)은 “학생회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토론이었다”며, “그동안의 학생회 운영을 반성하고 앞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학생들’의 박이정엽군(경제·4)은 “선거를 앞두고 과·반 집행부를 비롯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 고무적”이라며 “말에 그치지 않는 발전적 논의로 이끌기 위해서 14일(목)에 토론을 이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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