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침 등교길 흡연행위

신촌역에서 내린 연돌이, 콩나물 시루같은 지하철을 탈출해 피우는 담배 한 개피는 매일 반복되는 등교길의 기쁨이다. 백양로를 내딛는 연돌이의 발걸음은 그가 내뿜는 담배연기처럼 가볍기만 하다.

역시 신촌역에서 내린 세순이,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그녀의 손은 코를 쥐어 잡고 있다.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그녀는 ‘콜록콜록’ 기침까지 한다. 앞에서 뿜어대는 담배연기를 이리저리 피해보지만 사람들로 꽉 찬 백양로에서는 역부족이다. 결국 걸음을 재촉해 그 연기를 앞질러 버린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그 앞에는 다른 담배연기가 퍼져온다. 오늘도 세순이의 등교길에는 달갑지 않은 담배연기가 함께 한다.


아마도 매일 아침 연세인의 등교길에서 반복되는 일이 아닐까. 연세로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 백양로에 이르는 연세인의 등교길은 좁은 인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빽빽이 줄지어 다니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담배 피우는 행위는 실외에서 이뤄질지라도 실내 흡연 못지 않은 피해를 유발한다. 주위 사람들이 담배연기를 피할 방법이 없어 연기를 고스란히 들이마시기도 하고, 냄새가 옷이나 가방에 배어 오전 내내 남아있기도 하다. 어떤 경우엔 담뱃불이 뒷사람에게 튀어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일부 흡연자들은 “실내 흡연이 금지됐는데 실외 흡연도 하지 말자는 것은 너무하다”며, ‘등교길 백양로에서 담배 피우지 말자’는 흡연자에게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단순한 실외 흡연이 아니라 사람이 붐비는 곳을 걸어가면서 피우는 등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문제”라는 김보영양(전기전자·3)의 말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 실외 금연이 아니라 사람들이 붐비는 등교길에서 흡연을 자제하는 것이다. 흡연자들의 작은 배려가 기분 좋은 등교길을 만들 수 있다.


매일 아침 등교길에서 담배 한 개피씩을 피워왔다면, 내일 아침부터는 바꿔보자. 그리고 같이 등교하는 연세인들과 등교길 백양로의 맑은 공기를 함께마시자.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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