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의 오만

올해 연고전 첫날 야구장에서의 일이다. 경기 시작 직전, 나와 과반 사람들 모두가 한창 응원에 열중하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우리대학교 응원단 스텝 한 사람이 나타나서 난간에 걸쳐둔 과반의 깃발을 내릴 것을 명령했다. 이유는 깃발이 붉은색이기 때문에 응원의 통일성을 저해한다는 것이었다. 과반 학우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깃발을 내린 것을 기어이 확인한 후에야 사라졌다.

붉은색(Red)를 상징으로 하는 우리 과반의 문화는 심홍색(Crimson)으로 상징되는 고려대를 모방하는 의미가 아닌, 연세인이라면 Royal Blue(감청색)으로 획일화돼야만 하는 다수 논리에 대한 반발의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물론 연고전이라는 행사가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협동심이라는 정서를 고취하고자 하는 목적이 우선이며, 이러한 정서들이 고려대와의 상대적인 관계를 통해 더욱 분명해진다는 상식적 측면에서 본다면 응원단이 푸른 깃발을 들기를 ‘권장’할 수는 있다고 본다. 개인 혹은 집단 간의 가치가 서로 다르므로 그 목적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없으나, 같은 이유로서 이러한 가치를 모든 연세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궤변이자 다수에 기반한 집단주의에 내재된 폭력성을 직접 보여주는 몰지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문제의 핵심은 역시 연세인들을 위한 응원단이라는 문구 이면에서 연세인 위의 응원단임을 자부하는 그들의 인식에 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연세인들의 응원을 총괄하는 응원단이기에, 소수의 학우들에게는 권고가 아닌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오만함을 보인 것이다. 한 사람의 연세인으로서 그러한 인식에 대한 응원단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

/한슬기(사학·3)

휴학생 중도대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휴학을 하게 됐다. 하지만 가끔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학교에 나와 중앙도서관을 이용한다. 그런데 휴학을 하면서 한가지 알게 된 것은 휴학생은 책을 대출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이가 없어 대출계에 문의해 보니, 휴학생이 책을 대출하려면 일정액의 돈을 입금한 후에 대출증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학교는 공립이든 사립이든 간에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래서 외국의 선진 대학들은 최대한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통 도서관은 외부인들에게도 개방한다. 아직 그러한 수준까지는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부득이하게 잠시 휴학중인 학생에게까지 담보를 요구하는 우리대학교의 모습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휴학생이 도서를 반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의 근거를 알 수 없다. 우리대학교는 오는 2005년 개교 12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 여러모로 힘쓰는 듯하다. 하지만 세계적인 대학은 거창한 사업이 아니라 우선 학생들에 대한 사소한 배려에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민인영(정외·휴학)

핸드폰 판매, 불편 끼쳐

원주캠 연세프라자에 위치한 우리은행 앞에서 핸드폰을 파는 모습은 아마도 지난 1학기 때부터인 듯하다. 현재 핸드폰 판매는 핸드폰 금융서비스인 ‘뱅크온’을 할 수 있는 핸드폰 기종에 한해 은행 측에서 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판매자들의 마구잡이식 판매는 이미 그 도가 지나친 듯하다. 핸드폰 판매자들은 연세프라자를 지나가는 학우들을 잡고 원치 않는 물건을 보여주며 가는 길을 막는다든가 또는 고객의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을 가지고 가서는 새 것과 비교하며 바꿔보라는 등 무례한 행동을 일삼아 불쾌하게 한다.

일부 학생들은 그곳을 지나가기 어려워하고 있으며 심지어 연세프라자의 다른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도 이러한 핸드폰 판매에 대해 꼬집은 적이 있다. 고객에게 판매를 하는 것은 좋지만, 그 판매 방식에 있어서는 단순한 상업 행위를 벗어난 듯하다. 핸드폰 판매자는 그런 행동이 상대방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김명희(문리영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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