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은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논리적일 수 있게 하고 귀로 들어오는 말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세인들은 연세사회의 토론문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몇명의 연세인을 만나봤다.

대학 내 올바른 토론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김용수군(물리·3)은 “대학생은 성인이기 때문에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앞일을 정해야 하는데, 그래서 열린 시각으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라고 말했다. 이재용군(사회·2)은 “토론은 대학생활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토론의 기회로 수업과 조모임, 학회나 동아리 활동을 꼽았다. 하지만 이들 기회에 대한 만족보다는 문제점 지적이 많았다. 이상관군(신방·4)은 “조모임에서 이뤄지는 토론은 거의 몇몇의 리더십에 의해 겨우 운영되는 것이어서 진정한 토론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재용군은 “수업시간이나 조모임에서 이뤄지는 토론의 경우 학점과 시간이라는 한계 때문에 학생들이 준비를 많이 해오지 못해서 책이나 다른 자료를 통해서 얻게 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마치 자신의 생각인 양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는 것 같다”며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다.

대학내에 일상적인 토론문화가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이상민군(법학·4)은 “사람들은 토론이란 것을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경대 스터디같이 자기 흥미 분야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하나의 토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록 결론이 나지 않기도 하고 대화가 금방 끊기기도 하지만, 그 대화 속에 서로의 의견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동아리, 수업 외에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토론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한 김진호군(사회계열·1)같은 학생도 있었다. 반면, 일상속 토론문화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학생들도 있었다. 문성준군(사학·2)은 “토론이 ‘그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와 목적성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좁은 의미로 생각해 본다면 현재 일상생활에서의 토론이란 없다고 본다”며 토론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일상적 토론문화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백경엽군(정외·2)은 “분명 우리 주변에는 토론의 주제가 되는 공통의 사회적 관심 대상들이 있는데 반해 학생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상민군은 “요즘은 심각한 것보다는 신변 잡기적인 주제 위주로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용수군은 “이과대의 경우 수업에서 조별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누군가 해답을 내면 거기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토론을 할 기회는 거의 없다”며 아예 전공 특성상 토론이 많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보여줬다.

토론문화를 활성시키기 위해서 문성준군은 “환경이 주어진다 해도 개인의 참여가 없다면 토론문화라는 것이 잘 정착되기는 힘들다”며 참여야말로 토론의 가장 좋은 자양분임을 나타냈다. 이상관군은 “제도적으로는 우선 대형강의를 많이 줄이고 소규모 인원으로 이뤄지는 수업이 돼야 하며, 학생들의 경우에는 독서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해 적절한 기회와 그것을 잘 살릴 수 있는 개인의 소양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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