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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지령 1500호 기념 특별 좌담회
  • 윤성훈 기자
  • 승인 2004.09.20 00:00
  • 호수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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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평소 「연세춘추」(아래 ‘춘추’)를 즐겨보는가.

최은정: 매주 보고 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읽을 때가 있고, 대충 훑어볼 때가 있다.

박이경환: 아주 꼼꼼히 읽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매주 챙겨본다.

사회: 주변 친구들은 어떤가.

박이: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모두들 대강은 훑어본다. 하지만 열독률이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최: 솔직히 많이 보지 않는다. 주위에 있으면 제목 정도만 훑어본다.

김고종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춘추’를 보고 있고, 이를 통해 학내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춘추’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대충 읽는 것 같다.

사회: 독자들이 ‘춘추’를 읽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보고 있나.

최: 학교에 관한 정보를 다른 곳을 통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춘추’를 통해서 학내 사안을 알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박이: ‘춘추’가 학교에 대한 정보 제공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춘추’는 학교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용한 매체인 동시에 ‘언론’이기 때문에 소식지의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이 춘추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사회: 관심있게 보는 면이 있는가.

최: 특별히 없지만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기사나 재미있어 보이는 기사, 편집이 잘 돼 눈길을 사로잡는 기사들을 열심히 보게 된다.

김고: 독자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여론칼럼면을 자주 본다. 또한 여행을 좋아해서 서토불이, 시사르뽀, 문화기행, 사진기획과 같은 특집면을 잘 읽는다. 사설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는 무슨 얘기를 썼나’ 꼬투리를 잡고 싶은 마음에 자주 보는 편이다(웃음).

사회: 기사 전반의 내용 구성에 있어서 그 흐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박이: 기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는 많고, 이를 모두 넣으려고 하니 기사가 뭉쳐서 이해가 잘 되지 않던 적이 많았다. 또한 분석기사의 경우, 기자의 고민보다는 취재원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다는 의문이 들었다. 그들의 고민에 압도당해서 기자가 자기 얘기를 못한 것 같았다.

최: 개인적으로 기사에 내용의 통일성, 연계성이 없거나 많은 내용을 실었음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읽다가 말게 된다. 그런 적이 꽤 있었다.

사회: 이제 조금 무거운 얘기를 나눠보자. 대학언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 요즘은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 있다. ‘춘추’가 연세 사회에서 나오는 여러 목소리를 다뤄 논의를 활성화시키고 우리 사고를 자극하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

박이: ‘춘추’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중요한 이슈로 이야기 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대 같은 경우 자동차 없는 캠퍼스를 만들었다. ‘춘추’가 먼저 그러한 이슈를 제안하고, 학생들이 쉽게 다가가 자신의 문제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김고: 진보진영에서는 대학언론이 진보 사상을 퍼뜨려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요즘 그런 게 얼마나 많냐. 또한 학생들 관심분야만 좇다보면 「대학내일」처럼 취직, 연애를 다루는 신문이 된다. 이 둘 사이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한 쪽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춘추’는 매주 제 때 나오는데,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으로 다른 언론들은 부러워한다(웃음). 하지만 언론활동을 하는 목적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내가 왜 이 기사를 썼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 주위에서는 대학언론의 중요성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가.

박이: 나름대로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전반적으로 있으면 좋고 없어도 할 수 없다는 정도로 생각한다. ‘춘추’가 왜 필요한지 독자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춘추’의 책임이다. 학생들이 대학언론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것은 대학언론이 그 역할을 얼마만큼 하는가에 달려있다.

최: ‘춘추’의 중요성과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는 친구들은 많지 않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정도로 생각한다. 대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따지는데, ‘춘추’가 학생들에게 이를 각인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 학내 중요한 사건, 사고의 보도에 있어서 ‘춘추’의 보도형태는 어떤가.

최: ‘춘추’는 학생의 신문이 아니라 학교의 신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학내의 크고 작은 문제에 관해 학교 입장에 많이 선다. 등록금 투쟁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똑같은 주제 아래 양쪽의 입장을 다 싣는 게 어떤가. 양쪽의 입장을 모두 넣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춘추’가 그러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박이: ‘춘추’는 3주체를 외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학교편이었다. 총장 선출에 있어서 3주체의 입장이 모두 다른데, 과연 춘추가 모두의 입장을 다뤘나. 그래도 항상 보는 게 사설인데, 사설의 경우 오해를 살 만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등록금 투쟁 때 학교의 입장에서 나온 사설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고: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들은 배제돼 있다. 그런 문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이러한 학생의 목소리를 ‘춘추’는 담아내지 못했다.

사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박이: 언론에 있어서 그런 태도를 결정짓는 것은 편집권 문제다. 이번 학기에 학생사회를 비중있게 다룰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취재원 재배치를 통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설을 학생들도 쓸 수 있도록 관련내규를 개정하는 등의 노력이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지 않나.

사회: 학내외 보도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최: 각 단대별로 하는 작은 활동, 작은 일들을 좀 알려주자. 타 단대생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고, ‘우리도 이런 것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을 ‘춘추’를 통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학생사회 자체에 대한 논의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름의 시각에서 분석, 고민해서 이를 학내 구성원들에게 환원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 있었고 무엇을 할 예정이라는 보도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학생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보다 심도있게 다뤘으면 좋겠다.

김고: 연고제 기간 중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만 보도하지 말고, 연고제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연고제라는 일상적인 행사 이면에 어떤 의도가 녹아 있는지 등에 대해서 흥미있는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이제까지 이런 생각은 못했는데 이런 게 있었군’하고 느낄 수 있을 만한 기사를 만들면 ‘춘추’가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사회: 전반적인 편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 특히 분량이 많은 기사의 경우, 눈에 쏙 들어오는 편집이 필요하다. 단락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읽다가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가끔 제목도 세 줄로 나오는데 독자들이 보기 불편하다.

박이: 어차피 한계야 있겠지만, 빡빡하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가장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사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김고: 학내의 많은 사실들을 재한된 지면에 몰아넣기 때문에 난잡해 보일 때가 있다. 사진 등 시각적 구성에 있어서 너무 평이한 것 같은데, 때문에 흥미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사회: 마지막으로 ‘춘추’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사, 신문을 보고 얘깃거리가 생기는 기사, 주위 친구들과 토론하고 싶어지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박이: 기자들의 고민과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단순한 보도보다는 자신의 고민 속에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는지를 찾는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자기의 고민을 풀어내는 글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사회에서 이것이 문제다, 저것이 문제다 해서 이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고민을 담는 취재와 글이 필요하다.

김고: 사건, 사고라고 명명지어지는 것들뿐만이 아니라 조용히 잔잔하게 흐르는 일상을 다뤘으면 좋겠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도 정치적인 작용이 이뤄진다. 연세대학교는 굉장한 학벌을 지니는 학교다. 그 안팎으로 행해지는 권력 다툼은 일상적인 일들이 됐다. 그런 것들에 대해 도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으면 좋겠다.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좌담은 예상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춘추’를 비롯한 학내 언론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던 패널들이었던만큼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비판이 오갔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춘추’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읽는이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격려를 부탁한다.

정리/윤성훈 기자 saintangel@yonsei.ac.kr

사진/이효규 기자 ehyoehyo@yonsei.ac.kr


윤성훈 기자  saintange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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