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문2-정연구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대학신문은 발행주기별로는 주간지, 다루는 기사의 성격으로 보면 종합지, 독자대중의 지적 수준에 따라서는 권위지로 분류된다. 또한 재원조달이 학교 예산으로부터 나오고 있고 배포범위가 학교 관련 인사들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기관지의 성격을 띤다. 학내 소통의 문제는 기관지라는 성격 규정과 관련을 맺는다. 지난 1970년대로 돌아가 보면 발행인인 총장과 대학본부가 한 축을, 학생회와 학생운동 진영이 다른 한 축을 이뤄 대학신문이 기관지라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학생기자들은 소유와 경영으로부터 편집 부문을 독립시키고 완전한 자율권을 획득하는 것을 이상으로 생각했다. 이런 모형 하에서 주간교수의 임무는 신문사 경영에 한정되고 편집은 완전히 학생들의 독자적인 판단에 맡겨져야 옳기 때문에 주간교수의 편집에 대한 언급은 그 자체가 부당한 간섭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학교측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학생들의 생각에는 변화가 생겼다. 학생기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대중 선동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신문에 더 많이 참여시킬까’로 변모했다. 지금 대학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참여시키는 방법을 모른다는 데 있다. 선전의 장에서 소통의 장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학교에서 정한 제반 결정을 홍보하게 하려는 학교의 은근한 바람 역시 문제되고 있다.

 

대학신문이 대학사회 내의 소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주간과 학생기자 사이의 소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수와 학생들이 교육이 교육답지 못하거나 연구가 연구답지 못할 때 물고 늘어지는 감시자의 역할을 하도록 하면 학내 소통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것이다. 학교에서 주간교수를 임명할 때도 대학신문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인가의 기준이 아닌, 특별한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학교 발전을 위한 이야기를 많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인가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교수 임명이 가져올 수 있는 편협성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여러 사람을 편집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임명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학생들과 함께 생각이 같은 것은 같은 대로 다른 것은 다른 대로 신문에 반영하고 토론, 비판하는 작업을 해 간다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제반결정과 집행과정이 매우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학 내에서는 감시와 비판이 묻혀버리는 경쟁만 조성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생산되는 내용이 너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신문이 그러한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이 절대적이다.

 

덧붙여 소통의 효율성을 좀더 극대화하려면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이, 단일매체보다는 복합매체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또한 독자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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