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기획>2004년, 대학인의 삶은 어떤 것인가?

 

“대학생이 되면 뭐가 하고 싶니?”

 

지난 2003년 5월 모교인 부산 예술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대답이 터져 나온다. “동아리 활동이요, 다이어트해서 날씬해지고 싶어요, 멋진 남자친구 사귀고 싶어요.” 시간은 흘러 선생님이란 위치로 교단에 섰지만 꿈꾸는 것은 어찌나 똑같은지, 고등학교 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을 지었다.

 

지난 5년간 나의 대학생활은 단 하루의 여유 없이 지나갔다. 공부할 때도 놀 때도 ‘미친 듯이, 모든 열정을 쏟자’는 것이 나의 신조인지라 부푼 꿈을 안고 입학한 1학년 때에는 학교방송국 아나운서로 지원해 2년 동안 방송활동을 했고, 처음 맞이하는 연고전에 방송제 준비와 겹쳐서 할 수 없는 Blue Knight 기수단 활동에도 선배들 몰래 참여했다. 여러 가지 방송활동이 하고 싶었던 나는, 단 한 명 뽑는 MBC드라마 자문위원으로 뽑혀 4년 동안 활동하면서 드라마 기획과 제작회의에 참여했고 많은 스타들을 만나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 밖에도 KBS 11기 대학생 아나운서 연수, SBS 황금열쇠 기획 및 문제출제위원, 우먼타임즈 인턴기자, 2004 Hi-Seoul의 진행자 등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3학년 땐 신문방송학 이중전공과 교직이수 승인을 받아서 3개의 전공을 해야 하는 부담감에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다. 음악 하나만 하기도 벅찬 시간인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난 아직 젊다. 하고 싶다면 하자’란 결론에 도달했고, 어느새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결승점을 향해 힘을 쏟고 있다. 물론, 실수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했다. 다른 일을 하다가 마감시간을 넘겨서 꾸중도 듣고, 졸업연주 준비를 하면서 연주자들과 연습시간이 맞지 않아 울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은 차츰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지난 대학생활 동안 나에겐 ‘에너자이저’란 별명이 붙었다. 어떻게 뭐든지 즐겁고 다 행복하냐고,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솟는 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특별히 남들보다 운이 좋거나 머리가 좋았던 게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 하나, 하고 싶은 건 망설이지 않고 노력하는 성격이었다’. 재즈댄스가 배우고 싶으면 114에 바로 전화 걸어 학교에서 가까운 학원을 찾았고, 방송활동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면 끊임없이 인터넷을 검색하며 기회를 찾았다. 놀고 싶으면 선배들과 밤새 술을 마시며 인생 이야기를 나눴고 여행이 가고 싶으면 모든 일을 뒤로하고 친구들과 훌쩍 떠나기도 했다. 힘든 일에 부딪힐 때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며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과감히 이야기한다. 이 세상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바로 그 일을 추진하고, 실패했다면 조금 더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현실은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모든 것이 취업에 맞춰져 영어공부, 상식공부 등 취업시험에 매달려야 한다. 부풀었던 꿈을 실현해볼 시간도 없이 목표가 바뀌어버리는 되는 것이다. 물론,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그런 점에서 많이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힘들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많은 경험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었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도 결국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 움츠렸던 꿈을 꺼내 마음껏 펼쳐보자. 어느 순간 목표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보며 뿌듯해 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준비가 됐다면 마음껏 비상하라 연세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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