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유쾌할 것 같은 대학시절. 그러나 백양로를 걷는 연세인의 얼굴이 마냥 밝지는 않아 보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부터 미래의 배우자까지…. 우리대학교 학부생 1백 50명에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그들만의 고민을 살짝 들어봤다.

새내기나 졸업이 눈 앞인 4학년이나, 대학시절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바로 약 37.3%가 응답한 ‘진로문제’ 였다. 그 중에서도 새내기는 주로 전공선택을, 고학번은 졸업 후의 생활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50만에 달하는 이 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하고 계신가요?’ 예비 졸업생들을 밤잠 못 이루게 하는 ‘취업’이 응답자의 약 20.0%로 2위를 차지했다. 신입생들이 취업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3·4학년 학생들에게는 취업은 진로문제 이상으로 큰 고민이었다.

‘내 성적표에는 언제쯤 A+가 뜰까?’, ‘4.3은 정녕 꿈의 학점인가?’ 약 12.0%의 답변은 성적과 학점문제에 대한 고민이었다. 한 학생은 “매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미리미리 시험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늘 작심삼일”이라며, “실천력 부족으로 또 한번 고민하게 된다”고 말해, ‘성적’은 연세인들의 고질적인 문제임을 보여줬다.

‘혹시 내 이성친구가 바람을 피고 있는건 아닐까?’, ‘요즘 나한테 너무 소홀한 거 아니야?’ 등 ‘연애’와, 여학생들은 모르는 남학생들만의 고민, ‘군대’가 약 8.0%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육·해·공군, 카투사, 어느 방법으로 가야할지’, ‘올해냐, 내년이냐, 어느 시기에 입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우리대학교 남학생들의 군대에 관한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아르바이트, 장학금, 용돈…. 삶의 곳곳에서 우리를 옭아매는 돈. ‘돈’이 약 4.0%로 6위를 차지했다. 아르바이트 구하기, 다음달 월세 등 현실적인 대답이 많이 나왔다.

그 외에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미래의 배우자는 누굴지 고민하는 학생도 있었고, 수업에 들어갈지, 친구들과 놀러갈지 고민된다는 연세인도 있었다. ‘요즘 대학생들 생각은 하고 사나?’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나를 비롯한 대학생들의 사고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무언가 고민하고 있을 연세인, 그 고민들 다 털어버리고 독수리처럼 날아오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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