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면 거행되는 연고제는 젊음의 정열로 애교심의 고양과 우의를 다지게 하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깨끗한 승부로 한국 스포츠를 선도하며, 이를 통해 체육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건전한 대학 축제의 장이다. 또한 대학구성원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각종 학술문화행사로 더욱 의미 있는 대학 문화의 또 다른 대동제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연고제는 운동경기를 통해 사회와 국민 통합적 기능과 자주독립을 고취하는 정신운동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런 뜻 깊은 의미에서 시작된 연고제는 사회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행사다.

 

그러나 연고제는 점점 더 두 학교만의 행사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최근의 안티연고제에서도 보듯이 구성원 모두가 충심으로 사랑하는 뜻 깊은 축제도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연고제를 상업주의와 엘리트주의, 그리고 남성중심적인 편향된 행사로 비판하고 있다. 너무나 승부에만 집착하는 구성원의 의식과 지역주민을 포함한 시민의 냉철한 눈을 의식하지 않는 무질서하고 향락적인 뒷풀이 등은 지적받아 마땅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가 넘는 훌륭한 전통은 계속돼야 한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스포츠 정신을 통해 양교 젊은이들의 다양성을 융화시킨 단합된 축제는 사회에 대한 건전한 메시지로 전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목소리를 소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외부적으로는 소외된 계층과 시민이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흑백논리로 승부 아닌 승부 때문에 날이 저물고 있는 사회에 진정한 승부가 무엇인지 보여줘 우리 모두를 부둥켜 안을 수 있는 귀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금년 연고제를 고통 받고 소외된 이웃과 주민과 함께하는 나눔의 축제로 거듭나려 하는 작은 시도는 매우 뜻깊다 하겠다. 아울러 최고의 지성인다운 절제된 흥분과 시민과 구성원간의 따뜻한 마음의 교류가 있는, 또한 환경친화적인 예쁜 마무리는 모두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남을 것이다.

 

진리로 자유로움을 얻는 우리에게 이번 연고제가 민주주의적이고 다양한 구성원의 문화를 보여주고 진리와 자유로움의 질서로 하나 되는 젊은 지식인의 진정한 축제가 되어 시민사회의 건전한 가을의 동화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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