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람들은 8백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옥스포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을 흔히 합쳐서 옥스브리지라고 부른다. 매년 3월 또는 4월에 런던의 템즈 강에서 열리는 양교 간의 조정 경기는 1829년에 시작되었으며 올해로 150회를 맞았다. 우리 연고전의 원조 격인 이 유서 깊은 옥스브리지 조정경기는 전 영국과 세계 각국에서 관심있게 지켜보는 행사이며 보도에 따르면 1998년에는 166개국에 TV로 중계되어 4억명이 시청했다고 한다. 나 또한 그 중의 한명으로 케임브리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BBC를 시청하며 열심히 응원했고 케임브리지의 6연승을 기뻐했다.

옥스브리지는 영국대학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명문이다. 옥스포드는 역대 수상만 헤아려도 마거릿 대처와 토니 블레어에 이르기까지 20세기 19명의 수상 중 줄잡아 54년 동안 영국을 통치한 총 9명의 수상을 배출했다. 단일 대학으로서 65명의 세계 최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케임브리지 대학은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서 뉴턴에서 스티브 호킹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많은 업적을 쌓았다. 옥스브리지는 각각 독특한 학풍을 추구하면서 서구 문명사의 중추를 이루어 왔으며 이와 같은 배경에는 지난 수세기 동안 내려온 특유의 칼리지 시스템과 튜토리얼(Tutorial)이라 불리는 교육방식이 있다.

뿐만 아니라 양교 학생들의 학문적 열의는 조정에서 크리켓, 축구, 테니스에 이르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하여 더욱 빛이 난다. 또한 신사도 정신과 리더십을 기르며, 승자의 겸손과 아량, 패자의 깨끗한 승복을 배운다. 특히 템즈 강에서 매년 벌어지는 양교 간의 조정경기는 여러 개의 칼리지를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의 이름 아래 하나로 모으는 가장 큰 규모의 축제이며, 옥스브리지의 전통을 이어가는 요체 중 하나이다. 총 4마일의 템즈 강을 보트로 저어가는 이 경기는 강변에 보통20만명의 양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나와 경기를 응원한다. 이 축제를 통하여 학생들은 모교에 대한 사랑과 긍지를 키우며 양교 간의 깊은 우의를 다진다.

2004년도 정기 연고전이 곧 시작된다. 우리 학생들과 함께 응원할 것이다. 올해에도 연고전을 통해 양교가 서로 교류하고 하나됨으로써 유대감을 높이는 축제의 장이 되고 사학 명문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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