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앞에 자리한 언더우드 동상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수 백 년전 루스채플 자리는 어떤 곳이었을까?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연세의 교정은 어떤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지…. ‘연세 역사의 뜰’에 간직된 연세 역사의 숨결을 따라 연세만이 지닌 독특한 ‘역사문화’에 귀 기울여봤다.

 

백주년 기념관을 끼고 건물 왼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단아한 한옥과 푸른 잔디밭이 눈길을 끈다. 이 곳이 바로 연세의 오래된 역사와 그 문화를 담고 있는 ‘연세 역사의 뜰’이다. 본래 이 일대는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 이씨의 묘 ‘수경원’이 있던 곳으로 지난 1986년 연세 백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수경원의 일부였던 정자각과 비각을 보수했다. 그리고 현재 연세 기록 보존소로 쓰이는 정자각 우측에 광혜원 건물을 복원해 놓았다. 지난 2003년 ‘연세 역사의 뜰’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한 이 곳은 이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연세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연세 역사의 뜰’에 들어서면 머리를 잃어버린 해태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원래 이 해태상은 본관 앞에 서있던 것이나, 지난 1950년 6·25 당시 폭격을 당해 파손됐다. 그 후, 해태상은 자리를 옮겨 예전의 위풍당당함은 잃고 말았지만 당시 연세의 기억을 고스란히 지닌 유물로 남아 있다. 또한 이 곳에는 수경원 터에 자리했던 건물의 주춧돌은 물론 박물관의 발굴 조사를 통해 수집된 고인돌, 석상 등의 유물도 전시돼 있어 연세인이라면 누구나 찾아와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연세 역사의 뜰’은 역사를 보여주기만 하지 않는다. 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역할을 하면서 ‘오늘’ 연세의 문화까지도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현재에는 오는 18일(금)까지 진행되는 박물관의 특별기획 전시 『아트캡슐―오늘을 담다』의 참여 작품들이 뜰을 메운 채, 어제와 오늘의 조화로운 만남을 실현하는 중이다.

 

뜰 오른편으로 향하면 광혜원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연세사료관’으로 명명된 광혜원은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병원 창립 초기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광혜원의 복원 모형과 함께 그 당시 선교사들이 쓰던 성경, 그들이 주고 받았던 편지들은 우리대학교의 창립 이념까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뜻깊은 유물이며, 그 시대의 문화를 품은 우리대학교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연세 역사의 뜰’은 우리대학교의 역사뿐 아니라 이 땅을 거닐었던 많은 이들의 흔적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사의 뜰에서 학교의 역사와 그 정신을 되새기며, 연세의 문화를 느껴보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 안타깝다”는 박물관 박충래 실장의 지적처럼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하다. 오늘, ‘연세 역사의 뜰’을 거닐며 역사의 흔적 속에 현재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연세의 문화를 창조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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