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백여명 기숙사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사생자치회(아래 자치회). 그들이 표방하는 목표는 ▲학생, 행정, 식당과의 의사소통 ▲불편 사항이나 건의 사항 학교측에 반영 ▲학생들의 요구에 따른 행사 계획과 진행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자치회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가 있다. 바로 사생회비의 투명성 문제다.


한 학기당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사생회비는 6천원으로 총사생회비는 산술적으로 1천8십만원에 이른다. 사생들은 “자치회가 사생회비로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체적으로 돈을 유용하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혹을 제기한다.


이런 의문에 대해 자치회장 구칠모군(교육·3)은 “1학기에는 5월에 개최되는 ‘오픈하우스’ 행사에 약 1천 만원 정도가 사용되고, 2학기에는 각종 영화제나 공연, 체육대회를 통한 경품 증정에 이 돈을 사용한다”고 돈의 쓰임을 밝혔다. 이어 구군은 “우리가 1차적으로 사생회비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활관에서 돈을 관리하고 그곳에서 돈을 타서 일을 진행시킨다”며 사생회 자체적인 돈의 유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활관 한태준 관리부장은 “사생회비는 학교예수금으로 들어가 관리되며, 사안이 있을 때 자치회로 회비가 들어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혹은 자치회와 기숙사생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자치회는 그들이 하고 있는 일과 사생회비 지출 내역을 학생들에게 공개해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구군은 “2학기 사생회비의 쓰임에 의문을 갖는 학생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11월에 사생회비 내역을 공개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10명 남짓의 자치회 임원들이 1천8백여명의 목소리를 듣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생들과의 의사소통의 자리와 기회를 증진시켜 사생회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들의 복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자치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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