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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잡음 속의 학자대출
  • 장수진 기자
  • 승인 2004.08.30 00:00
  • 호수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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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학자금 대출 금액이 소진됐다고 하면 등록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대출 수요에 비해 준비된 액수가 너무 적은 것 같다.”

학자금 대출을 담당했던 은행 홈페이지와 각 학교 게시판에는 학자금 대출과 관련된 불만이 하루에도 몇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학자금 대출 제도가 일부 변경된데다가 대출을 신청한 학생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학생들 사이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85년 시작된 학자금 대출제도는 그동안 타 대출상품에 비해 높은 연체율, 이중 수혜자 발생 문제 등으로 제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교육인적자원부(아래 교육부)는 학자금 대출제도에 인터넷 사전신청 과정을 추가시켰다. 사전신청을 통해 학교가 대출신청 학생을 파악하고 대출을 꼭 받아야 하는 추천자명단을 선발해 은행으로 넘기면 그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대출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사전신청 절차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제도는 사전신청 기간을 놓친 학생들을 대거 양산했다. 사전신청을 한 학생들 또한 등록 당일 선착순으로 마감된 학자금 대출 한도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학술연구진흥과의 한 관계자는 “학교가 추천자를 미리 선발해 은행에 명단을 보냈어야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없었을텐데, 이를 지키지 않아 선착순 배정이라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며 학교측의 실수를 지적했다. 그러나 재무처 신세영직원은 “이메일 등을 통해 선착순 마감에 대한 공지를 충분히 했으며, 이를 놓친 것은 학생들의 부주의”라고 말했다.

문제는 변경된 대출 제도만이 아니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이 반드시 필요한데, 가계형편이 곤란한 학생들에게 보증 문제는 부담이 되고 있다. 농협 금융부 박서홍차장대우는 “보증인을 세우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보증보험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하지만, 7년 장기대출시 연 0.7%에 달하는 보증보험의 이율은 학생들에게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대출시 보증보험에 자동 가입되는 은행도 있다. 학생이 미성년일 경우 보증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려던 동국대 사회과학부 2학년 윤아무개양은 은행측으로부터 미성년이니 보증보험 외에도 부모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윤양의 부모는 둘다 신용불량자로 윤양은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했다.

학자금 대출금액의 한도부족도 큰 문제다. 등록기간이 늦은 몇몇 대학을 위해 교육부가 부랴부랴 한도를 더 편성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지원되는 연간 7천7백억원의 대출한도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은 학기당 전체 대학생의 7.5%에 불과하다. 선착순으로 진행된 이번 대출이 조기 마감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대학교는 농협과 한미은행으로부터 미리 과거 대출실적과 학생 수를 고려한 적정량을 배분 받았지만 제한된 대출한도 하에서 이는 어차피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 대출가능여부 확인이 등록기간 내 급박하게 이뤄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각 은행들은 더딘 일처리에 대해서는 학교측에 책임을 물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등록금 수납 기간에 임박해서 학생 정보를 넘겨주고 있고, 대출에 대한 홍보를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학기 국민은행과 삼성캐피탈 등 많은 금융업체들이 금융시장 악화를 이유로 학자금 대출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다. 저금리와 높은 연체율의 학자금 대출제도를 굳이 시행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고서도 학자금 대출제도를 유지시키고 있는 교육부와 해당은행, 학교 당국은 분명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가계형편 곤란자의 학업을 돕는다는 취지를 되새기며 학생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로 발전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학자금 대출은 끊임없이 잡음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장수진 기자  heresj@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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