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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요건 또 바뀌었다고요?"
  • 김윤태 기자
  • 승인 2004.08.30 00:00
  • 호수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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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생은 전공(자신의 전공 및 타 전공 모두 포함) 영역의 3·4천 단위 교과목 중 45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올해 새롭게 발표된 03학번 이후의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졸업요건이다. 이 조항에 대해 학부생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는데 처음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004학년도부터 새롭게 바뀐 학사제도들이 수강편람에만 실려 학생들에게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학부제 시행 이후 우리대학교 졸업요건은 각 단과대별로 3번 이상 달라졌다. 이러한 잦은 제도의 변경은 학생들이 졸업요건을 채우는데 차질을 줄 수 있고, 행정상으로도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2004학년도에 발표된 ‘3·4천 단위 45학점 이수’라는 조항에 대해 일부 교내 관계자들조차 바뀐 경위를 수업과에 문의했을 정도로 학교측의 설명이 부족했다. 제도 변경 이유에 대해 교무처 수업지원부 류갑호 부장은 “학생들이 쉬운 과목만 듣고 전공을 이수하려는 경향이 있어 고학년들의 학업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3, 4학년들이 2천 단위의 수강과목만으로 졸업학점을 채우려는 것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45학점 이상 이수’라는 조항이다. 단일전공만으로 졸업할 경우 ‘3·4천 단위’ 개설 과목이 15개 미만이면 졸업학점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헌중군(인문계열·1)은 “문과대의 경우, 영문과를 제외하면 ‘3·4천 단위’ 교과목이 적어 졸업학점을 채울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류부장은 “1, 2학기 개설 과목이 다르므로 교과목이 15개 미만일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부장의 답변에 앞서 수업내용의 차별성이 문제로 거론된다. 예를 들어 1, 2학기에 각각 개설되는 독문과의 ‘독일 지역학(1),(2)’는 학정 번호는 다르지만 사실상 수업내용의 큰 차이가 없다. 교과목이 다양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전공수업 선택 폭이 적어질 수 있다. 다양한 전공교과 개설에 대해 류부장은 “강의실·실험실이 부족하고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며 현실적 한계를 밝혔다.

위 조항에 대한 또 다른 의문도 있다. 김준민군(인문계열·1)은 “3·4천 단위의 수업이 적은 전공단위 학생들에게 45학점 이상을 이수하라는 것은 이중전공을 유도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의혹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류부장은 “이중전공에 대한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자신의 전공만으로도 졸업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며 이중전공의 강요 의도가 없음을 피력했다. 졸업이수 요건에 대한 학생들의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측의 자세한 설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혼란은 잦은 학사제도의 변경에서 비롯된다. 이는 교육과정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정부의 사학교육정책과 대학 나름의 교육 정책을 조율해, 우리대학교는 학사제도를 96학번부터 기존의 학과 중심에서 학부제로 변화시켰다. 이 때는 학부제의 초입단계로서 각 단과대별로 학부제를 운영했으며, 이후 2000년도부터는 광역학부제를 시행하기에 이른다. 학사제도 또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변경됐다.

하지만 이런 잦은 제도 변경은 학생의 학업 수행과 교직원의 행정 업무 처리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조아라양(국문·2)은 “잦은 학사 변경으로 공부하는데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할지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행정적 어려움에 대해, 류부장은 “학생지도의 기준이 달라진 것 뿐”이라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원경 학사지도 교수(학부대·사회계열)는 “전공관련 학사 행정이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2005학년도 입시 방향이 또 바뀔 예정”이라며 전공 배정 절차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음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육 정책이나 교육 과정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변화가 가져올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안정화된 학사제도의 정착으로 학생들의 학업 수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윤태 기자  hacrun199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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