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악극장과 푸른샘

무대 위의 주인공과 박수를 치는 관객, 그 둘 사이의 교감은 ‘무대’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수많은 연세인은 그 무대 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그 목소리는 다른 연세인들에게 전달돼 비로소 ‘연세의 문화’가 펼쳐진다. 학생회관 3층과 4층에 자리한 푸른샘과 무악극장은 무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는 장소다. 땀흘리며 연습한 결실을 모두에게 보이고, 연세인들의 창조적인 문화가 발현되는 공간인 이 두 곳의 모습을 알아봤다.

학생회관 4층의 무악극장은 지난 1977년 학생회관의 탄생과 함께 학내 문화 발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곳은 2백여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무대와 조명 기구 등 공연을 위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무악극장을 사용할 동아리나 단체는 방학 중 공지되는 기간에 공연 날짜 등을 적어 학생지원과에 제출하면 된다. 이 곳에서는 주로 극회들의 작품이 공연된다.

이 무대에 섰던 ‘사과대 극회’ 정수연양(행정·4)은 “긴 연습기간 때문에 힘들었지만 무대에서 연기하던 순간은 가장 의미있는 추억”이라고 감흥을 얘기했다. 무악극장과 함께 학생들의 공연이 자주 이뤄지는 푸른샘은 학생회관 3층에 위치한다. 이 곳은 지난 2001년 학원 자주화 투쟁을 통해 확보한 자치 공간으로, 학생들의 모임이나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푸른샘의 이용을 위해서는 이용 2주전에 동아리 연합회(아래 동연)에 예약을 하면 된다.

푸른샘에서 워크샵을 진행한 중앙동아리 ‘울림터’의 장택용군(공학계열·2)은 “친구들과 함께 한 무대에서 노래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의자나 조명 등 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겪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동연회장 배정훈군(사학·3)은 “동연이 푸른샘의 예약을 맡고 있지만 모든 관리를 하기엔 힘든 실정”이라며 “푸른샘의 시설 파손이나 분실은 학생들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둘만으로는 공연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무악극장을 관리하는 학생지원과 윤문식 주임은 “시설 이용 측면에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중이나, 전반적인 학내 공연 공간이 부족한 편”이라고 얘기했다. 총연극회 회장 설윤정양(신학·4)역시 “공연을 하려는 동아리는 많은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또한 문화적 공간 확보로 인한 동아리간의 푸른샘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해 배군은 “공연 연습 등을 위해 강의실을 쓰려해도 그 절차가 까다로워 푸른샘을 이용하고자 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의 확충이 절실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오늘도 수많은 연세인들이 무대에 오를 순간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들이 무대에 쏟아내는 열정의 목소리가 의미있는 메아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학생 각자의 노력은 물론 그들을 위한 공간 역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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