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교통과학 연구소

현대사회에서 ‘주거’는 단순히 발붙이고 사는 곳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사람들은 삶의 질을 생각하게 됐고 좀더 살기 편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주택부족, 교통문제 등과 같은 부작용이 야기됐다. 이로 인해 도시 및 교통환경의 개선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도시·교통과학연구소의 김형진 교수(공과대·도시및교통계획학)는 “한 지역의 경제, 교통, 환경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곳이 도시·교통과학연구소”라고 말한다.

도시·교통과학연구소는 지난 1994년 12월에 창립됐으며, 현재 제3공학관의 2층과 3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주로 국토연구원, 교통개발연구원, 시정개발연구원 등의 국가기관연구원이나 각종 건설회사의 의뢰를 받아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관광조경계획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 연구한다. 이를 통해 도시 및 교통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도시·교통과학연구소는 ‘도시교통’, ‘도시계획’, ‘도시설계’, ‘도시환경’ 이렇게 네 분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분야에서 맡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도시교통연구부는 도로 및 지역교통에 관한 연구를 맡는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로는 ‘광양만건 경제자유구역 지원시설 건설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와 ‘도시 고속도로 교통관리 시스템 (3단계) 설치공사 사업’이 있다. 전자는 도로 타당성 조사로 정부가 도로 공사에 투자하는 금액이 5백억원을 넘을 경우 경제적으로 투자가치가 있는지의 여부를 조사하는 프로젝트이다. 후자는 외곽순환도로로 진출·입하는 차량의 수를 조사하는 작업이다. 진출·입하는 차량의 수를 세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호체계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고속도로 교통 안전에 기여한다. 도시단지 설계 및 디자인연구부는 안락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도시의 전체적인 외관부터 블럭 하나의 크기까지 이 곳에서 맡아 디자인한다.

지난 7월 도시설계연구부는 토지공사와 함께 ‘수도권 이전 적지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과 과천시에 행정기능이 빠져나간 자리를 경제중심지구로 활용하자는 계획이다. 서울 도심과 법조타운이 자리하고 있는 서초구의 동쪽 지역은 상업 및 업무공간으로, 서쪽은 주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더불어 전문가와 서울, 과천시민,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한 3차례에 걸친 설문조사를 통해 청와대, 국회의사당과 과천정부청사는 공공시설로, 서초구 사법단지는 민간에 매각 또는 임대하자는 의견을 수렴했다. ‘독립기념관 관람 활성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연구원 박일용씨(도시공학·석사3학기)는 “독립기념관의 죽어있는 땅에 광장을 조성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함으로써 독립기념관을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파주 신도시 자족 기능 강화 방법’, ‘순천 교육시범도시 지정사업’ 등을 연구 중이다. 도시·교통과학연구소는 지역민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영등포 주택 재개발 계획’이나 ‘성북구 주택 재개발 구역 설정 연구’는 모두 주민참여형 프로젝트이다. ‘영등포 주택 재개발 계획’을 맡은 도시계획연구부의 김갑성 교수(공과대·도시개발및정책)는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재개발 여부 결정 및 방향을 정한다”고 말한다. 연구원들은 토론을 통해 주민이 원하는 방식을 수렴, 현실에 맞게 조율한다. ‘성북구 주택 재개발 구역 설정 연구’ 역시 성북구청과 도시·교통과학 연구원들이 합동 연구 중이다.

도시·교통과학연구소는 서울, 부산과 같은 대도시부터 작은 공원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의 공간을 ‘살고 싶고, 찾아 가고 싶은 곳’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오늘도 연구소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

/고은지 기자 kej51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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