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를 찾아서>-'푸른숲'

"책이 좋아 책으로 만났고… 그 속에서 길을 찾고 싶다."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푸른숲'은 지난 1988년 강태형, 안도현 등 젊은 시인들에 의해 창립됐다. 초창기의 '푸른숲'은 시인들의 동우회 성격이 강해 주로 시집 위주의 책을 출판했다. 현재는 비소설, 경제, 경영분야의 서적을 다루는 종합출판사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과학적 소양을 키워주기 위해 아동, 청소년 문학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김현정 편집장은 "일시적 유행에 부응하는 소설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책장에 남아있는 건강한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을 전하겠다는 이유있는 고집이다. 실제로 '푸른숲'은 "마르크스 평전"이나 "호치민 평전" 등의 평전을 많이 출간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평전에는 인간과 그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반영돼 있다. 독자는 한 인물의 생애를 통해 그가 살던 시대와 사회의 고민을 함께 느끼며 지금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박선경 차장은 "단순히 과거에 존재하던 인물을 알리는 것을 넘어서 그 인물이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조명한다"고 평전의 의미를 설명한다. 

최근에는 전자책 출간에도 적극적이다. 한때 출판업계에서는 전자책 발간이 유행이었지만 그 개념이 일반인들에게 낯설어 인기를 얻지 못했다. 지금은 대중의 외면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전자책 발간이 주춤한 상태다. 그럼에도 '푸른숲'은 자사에서 출판되는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고 있다. 김편집장은 "전자출판이 아직 시기상조인 면도 있지만 인쇄매체와는 다른 나름의 몫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외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영상매체에 익숙한 세대가 책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전자책이 갖는 의미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전자책만의 독자적인 컨텐츠 개발을 통한 인쇄매체와의 공존으로 풍성한 '책'을 형성한다.

'푸른숲'의 책은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지 않는다. 또한 독자가 '원하는' 책을 출간하는 데에만 급급하지도 않다. 소수의 독자가 원하는 책이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출판할 준비가 돼있다. '정직하고 우직한, 그러면서도 오래 남는 양서'를 추구하는 이들의 신념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독자를 찾아올 '푸른숲'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학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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