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매체부 기자는 자신이 직접 취재해 기사를 쓰는 일보다 독자들의 여론이나 청탁글을 받아 이를 내보내는 가교 역할을 할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게 된다.

이런 나에게 지난 1490호 라디오 기획은 '친밀감'에 대한 생각의 물꼬를 트게 해 준 계기가 됐다. 내가 만난 라디오PD는 라디오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그 청취자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라디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친밀감'을 들었다. 라디오를 듣다보면 나에게만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것 같아 누군가가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라디오가 목소리를 타고 청취자들의 가슴을 파고들듯이, 기자는 지면에 새겨진 활자를 통해 독자들의 가슴에 감동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자와 독자는 '1대 1'로 만나야 한다. 사람 사이의 친밀감이라는 것은, 여러 사람들과 묻혀 만날 때보다는 '1대 1'로 마주한 서로가 유일무이함을 깨달았을 때 강하게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신문의 외침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향한 목소리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그 목소리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법이다. 독자의 생각과 요원한 구호는 그들에게 어떠한 감흥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학기부터는 새로운 여론기획면 구성과 인터넷 춘추 개편을 통해 온갖 시도를 총동원하려고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독자들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돼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여론매체부 임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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