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석 열사 25주기 추모 주간, 온·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사립대학교의 등록금 인상 담합 의혹까지 일며, 대학 사회는 혼란을 마주했다. 이에 1996년 3월 29일, 대학생들은 대선 자금 공개와 등록금 동결 및 교육재정 확보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들과 함께했던 고(故) 노수석(법학·95) 열사는 경찰의 진압을 피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6년 노수석 열사 추모 사업회, 이어 2007년 노수석 생활 도서관(아래 생활 도서관)을 설립해 노 열사를 기려왔다. 예년에는 노 열사의 기일인 3월 29일이 다가오면 추모제, 묘소 방문 등 행사가 진행됐다. 올해도 생활 도서관에서는 27일부터 오는 4월 3일(토)까지를 추모 주간으로 지정하고, 행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2020년과 마찬가지로 추모 주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의 여파로 축소 운영된다. 이에 기일 당일인 29일(월)에는 이전과 같이 내빈들을 초청해 진행하던 추모제 대신, 중앙운영위원회 위원들과 총학생회장이 차명하는 약식 추모제가 진행된다. 총학생회장 최은지(노문·18)씨는 “21살의 노 열사를 21년도의 우리가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추모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이 밖에도 기존에는 단과대 건물마다 분향소가 설치됐으나, 이번에는 학생회관 1층과 중앙도서관 앞에 분향소가 설치됐다. 코로나19에도 추모를 위해 학교를 찾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온라인 공간의 추모 행사도 진행된다. 생활 도서관은 ‘릴레이 추모 손글씨’ 행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노 열사를 기리는 문구의 손글씨를 써서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하면 된다. 노 열사 추모 카드뉴스와 영상 또한 생활 도서관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생활 도서관장 민지원(경제·16)씨는 지난 8일 중운위에서 “코로나19로 민중의 삶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화합과 해방을 외쳤던 노 열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의미가 있을 것”라며 행사 기획 의도를 전했다. 노 열사는 떠났지만, 그가 외쳤던 민주화와 교육권에 대한 열망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마음에 살아있다.

 

 

 

글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김민정 기자
bodo_elsa@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