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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호] 춘하추동
  • 김채연(경영·16)
  • 승인 2021.03.28 21:12
  • 호수 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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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학생 사회에 다른 이보다 깊게 관여하며 그 과정에서 숱한 문제와 마주했지만 그중 가장 막막한 문제는 바로 학생들의 ‘무관심’이었다. 발을 딛고 서 있을 작은 틈마저 내어주지 않고, 우리를 밀어내는 듯한 현실에 쫓겨 대학 생활을 보내는 이들이 점점 많아져 가는 요즘, 이러한 무관심의 문제는 단순히 학생회 활동, 학생 사회의 일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캠퍼스의 낭만이라 불리는 수많은 학생 자치 활동 또한 그 생기를 점점 잃어가고 있으며, 학내의 여러 사안을 다루는 학내 언론 기관도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다. 학내 언론 기관의 대표 격이라 볼 수 있는 「연세춘추」도 이러한 무관심의 문제와 마주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관심이라는 지난한 문제를 다루며 때로는 학생 사회, 학생회라는 조직 자체의 실효성에 큰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거대하고 강력한 힘을 자랑하던 역사 속의 많은 조직이 세태의 변화로 점차 그 중요성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 감에 따라 그 뒤안길로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학생 사회, 그 속의 조직들도 쇠퇴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순리이지 않을까. 적지 않은 수의 인원이 무관심이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여 제시한 그 결과물이 크게 시대에 뒤떨어지는 양태의 것이 아닌데도 대중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양태의 문제가 아니라면, 학내 언론 및 학생회가 주목하고 주요하게 다루는 현안들이 일반 학우들의 관심사와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 그 원인일 것인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처럼 느껴졌다. 분명 학내 언론과 학생회가 다루는 현안은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삶과 연결돼 있지만, 각자의 삶의 숙제를 해결하기에도 벅찬 오늘의 우리가 그 중요성을 체감하기에는 너무나 여유가 없다. 그렇기에 큰 노력 속에서도 무관심의 문제는 늘 대물림돼오고 있다.

짧지 않았던 학생 사회에서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현 상황을 개선할 방안을 제시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필자의 부족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만 그러한 무관심과 싸워야 하는 일임에도, 그 일이 의미 없는 일이 아님을 잊지 않길 바란다. 필자 또한 무관심 속에서 큰 회의감을 가지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가 어떠한 사안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 그 노력과 행동이 있기에, 학생들이 오히려 각자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록 그 짐을 다 덜어주지 못하지만, 이 자리를 통해 묵묵히 일선에서 이야기를 전하는 「연세춘추」와 학내의 여러 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채연(경영·16)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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